SKIET 증거금 81조 ‘청약 전쟁’…1주 받기도 어려워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9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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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 증거금 81조
중복 청약 막차 타고 투자자 대거 몰려
SK증권 놓친 투자자, 1주 받기도 어려워
NH·삼성증권, 10명 중 1명만 공모주 받아
비례 배정 노릴려면 1500만원 넣어야 가능

SKIET가 중복 청약 막차로 꼽히자 공모주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운 나쁜’ 투자자의 경우 증권사 여러 곳에서 청약을 신청해도 단 1주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29일 SKIET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최종 집계에 따르면 이날 SKIET의 청약 마지막 날 최종 합계 증거금은 80조9017억원,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SK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통합 경쟁률은 288.17대 1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은 283.53대 1(36조9569억원) ▲한국투자증권은 281.88대 1(25조4369억원) ▲SK증권 225.14대 1(9조295억원) ▲삼성증권 443.16대 1(4조4434억원) ▲NH투자증권 502.16대 1(5조35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별 배정물량과 경쟁률을 계산하면 청약 수는 많고 균등 배정물량이 적은 NH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의 경우 10명 중 1명만이 균등배정으로 공모주 1주를 받을 수 있게 된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최소 청약시 배정 주식수는 각각 0.1주와 0.13주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사정도 크게 낫지는 않다. 이곳의 균등 배정 물량은 124만1384주로 가장 많지만 7억394만1209건의 청약이 접수돼 최소 청약 배정 주식수는 0.87주로 대략 5명중 4명이 균등배정으로 1주가 입고된다.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균등배정 배정 주식수는 0.66주다.

SK증권만이 1.18주로 SK증권을 통해 청약한 투자자의 경우 균등배정물량을 1주씩 받아갈 수 있게 됐다. 운이 좋으면 10명 중 1명꼴로 2주를 받아갈 수도 있다.

SKIET 청약은 대부분 대형 증권사들이 하다보니 기존 이용 고객이 많았던 이유도 있지만 SK증권은 청약 기간 동안 개설된 계좌로는 SKIET 청약을 막아두면서 경쟁률이 낮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균등 배정 물량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해도 비례 배정으로 공모주 배정을 노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개미’(소액을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비례 물량을 받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IET 1주를 비례 방식으로 받으려면 통합 경쟁률을 이용해 간단히 산술할 경우 약 1513만원이 필요하다. 이 마저도 통합 경쟁률(288.17: 1)을 훌쩍 넘어서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청약의 경우에는 더 많은 금액을 넣어야 비례 배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기존 청약 수량(증거금) 규모로 공모주를 배정 받는 방식이 고액자산가들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올해부터는 공모 물량의 절반을 모든 투자자들에게 균등하게 나누는 균등배정방식을 도입했다.

다만 차명계좌를 양산한다는 우려가 일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중복청약을 금지했다. 오는 6월19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내는 기업은 청약 수량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접수한 청약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직전 대형 IPO인 SK바사를 통해 새로운 공모주 청약 방식을 학습한 투자자들이 균등 배정과 비례 배정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증권사 계좌를 이용해 청약을 신청해 균등 배정 물량을 확보하고, 거기에 비례 배정까지 노리는 고액 투자자들은 많은 증거금을 넣어두면서 역대급 경쟁률과 증거금이 탄생한 것이다.

앞서 청약 첫날인 전날에는 최종 증거금으로 약 22조1594억원이 모였다. 첫날 통합 경쟁률은 78.93대 1에 그쳤으나 청약 마지막날 약 60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더 모이면서 직전 최고 기록(SK바사·63조6198억원)을 넘어섰다.

SKIET의 청약 대 흥행으로 상장에 참여한 증권사들 역시 수수료 높은 수수료 수익을 챙겨갈 것으로 보인다. SK IET가 이번 상장과정에서 증권사들에 제시한 인수 수수료율은 공모금액(2조2459억원)의 0.8%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10만5000원으로 정해지면서 공모 청약을 진행한 증권사들의 인수 수수료는 총 179억원으로 계산된다.

이번 SKIET의 청약으로 역대 IPO기업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 규모 순위는 ▲1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 80조9017억원) ▲2위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원) ▲3위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 ▲4위 빅히트엔터테인먼트(58조4237억원) ▲5위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 ▲6위 제일모직(30조649억원) ▲7위 삼성생명(19조8444억원) ▲8위 삼성SDS(15조5520억원) ▲9위 명신산업(14조365억원) ▲10위 KT&G(11조5746억원) 등이 있다.

SKIET가 공모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서 역대 증거금 순위에 SK그룹 계열사가 세 곳이나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이번 SKIET 공모주 청약은 올해부터 바뀐 청약 공모주 배정 방식과 중복 청약을 이용한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으로 경쟁률과 증거금이 모두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동안 공모주식의 25%인 534만7500주를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받았다. SKIET의 공모가는 10만5000원이며 다음 달 11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으로 상장한 뒤 상한가까지 간다면 최고 27만3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차익은 주당 16만8000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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