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중고매장… 번개장터만의 이색실험 계속될 것”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3-03 03:00수정 2021-03-0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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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중고거래 앱 출시 번개장터
‘더현대서울’에 오프라인 매장 오픈
‘MZ세대 성지’로 입소문 타며 인기
“중고거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번개장터 사무실에서 최재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오른쪽)와 이동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확산(인지도)과 혁신(기술)을 이끌고 있는 양대 사령탑이다. 번개장터 제공
최근 서울의 새 명소로 떠오른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수백 명의 대기 인원이 한 매장 앞에 긴 줄을 섰다. 최근 ‘슈테크(슈즈+재테크)’ 열풍을 부른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resell·재판매) 상품, 7000만 원에 팔리는 나이키 2005년 ‘피죤 덩크’ 농구화 등이 매장에 있었다. 상품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고 QR코드로 전시 상품 이야기와 가격을 안내받는, 이제까지 보기 드물었던 박물관식 신개념 매장이었다. 백화점 자체도 인기였지만, 특히 이곳이 소셜미디어에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성지로 입소문을 탔다.

이곳은 더현대서울에 있는 중고마켓 ‘번개장터’ 매장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가 스니커즈 리셀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BGZT)랩’을 열었다. 중고거래를 가치소비로 인식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했다. 2011년 국내 중고매장 최초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번개장터는 지난해 56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고 인재 영입에 나섰다.

번개장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최재화 최고마케팅책임자(CMO·36)와 이동주 최고기술책임자(CTO·42)를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번개장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 CMO는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받고 유튜브 한국 마케팅 총괄 등을 지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이 CTO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빅데이터 스타트업(부스트) 창업을 거쳤다.

최 CMO는 “브그즈트랩은 번개장터의 정체성”이라며 “취향으로 고객을 잇고 트렌드를 이끄는 중고거래계의 편집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CMO는 지난해 3월 영입되자마자 번개장터의 모토인 ‘취향을 잇는 거래’ 개념을 만들었다. 백화점에 중고매장을 만들고 집 안 정리 예능 TV 프로그램에 나온 연예인 물건을 파는 등 이색 실험들을 생각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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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CMO는 “중고거래는 단 하나뿐인 재고를 한 명의 구매자에게 연결해야 한다. 해결할 문제가 많은 고난도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가 콘텐츠로 사람들을 연결했다면 번개장터는 중고거래로 개인을 잇는 C2C(개인 간 거래) 소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이용자 80% 이상이 MZ세대다. 경쟁 업체 중 가장 젊은 소비층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최 CMO는 “중고거래가 예전엔 ‘불황을 먹고 자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아니다. 중고를 새 상품처럼 여기는 ‘N차 신상’ 트렌드가 생기는 등 사회 인식이 변했다”고 했다.

거래하면서 소셜미디어 현상도 활발히 일어난다. 취향이 같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를 팔로(친구 맺기)하고, 번개톡(전용 채팅)에서 공통 관심사로 수다를 떤다. 서울의 아티스트가 내놓은 희귀 무전기를 얻기 위해 인천에 사는 70대 할아버지가 연락하는 식이다.

2019년 합류한 이 CTO는 MZ세대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신뢰 거래’에 공을 들인다. 번개장터는 직거래 위주의 다른 플랫폼과 달리 안전결제, 제휴 택배 등 비대면 거래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다.

이 CTO는 “일반 이커머스는 상품 등록과 판매자 시스템만 잘 구축하면 되지만 중고거래는 초보가 많다. 판매자가 뭘 지켜야 하고 구매할 때 뭘 주의해야 하는지 플랫폼의 ‘안내자’ 역할이 중요하다”며 “업계 최대 데이터와 패턴을 기반으로 사기를 미리 탐지하고 고객에게 안전거래를 ‘넛지’(자연스럽게 유도)해주는 기술이 번개장터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더현대서울#번개장터#이색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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