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독주 막자는 ‘3%룰’이 친족간 경영권분쟁 변수로

변종국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3-02 03:00수정 2021-03-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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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서 첫 적용 앞두고
한국앤컴퍼니-금호석유화학 등 지분 적은 쪽에서 주주제안 예정
기존 경영진 독주 견제 여부 주목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개정된 상법이 처음 시행된다. 감사위원 1명을 반드시 이사와 별도로 선임해야 하고, 이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다. 그동안 이사회 내에서 감사위원이 선출되다 보니 대주주 견제와 소액 주주의 권리 행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졌다. 개별 주주의 재산권(의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지만, 시행은 예정대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일부 기업에선 3%룰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사), 금호석유화학 등에서 최대 주주와 뜻이 다른 가족 및 친척이 3%룰을 앞세워 권리 행사를 위한 주주 제안에 나서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 주식 전량(23.59%)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몰아줬다. 그러자 지분 19.32%를 가진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0.83%를 가진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반기를 들었다. 장남 조 부회장 등은 최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추천하는 주주 제안을 했다. 42.9%를 가진 대주주이자 동생인 조 사장의 그룹 경영을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교수 선임 여부는 주총에서 표 대결로 갈린다.

기존 상법대로라면 차남 조 사장이 상당히 유리하다. 그러나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5%가량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과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조 회장 차녀 조희원 씨(10.82%)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소액 주주들이 어떻게 나설지 등도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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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조 부회장은 또 장녀 조 이사장 등과 함께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조양래 회장(5.67%), 차남 조 사장(2.07%), 장녀 조 이사장(2.72%), 장남 조 부회장(0.65%) 등이 주요 주주다.

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서도 3%룰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조카인 박철완 상무는 최근 사외이사 추천, 감사위원 선임, 배당 확대 등을 담은 주주 제안을 했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박 회장 아들 박준경 전무만 승진을 하는 등 박 상무가 회사 경영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0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6.69%)이 아들 박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의 지분을 더해 경영권을 쥐고 있다. 박 회장, 박 전무가 각각 3%의 지분을 행사한다고 보면 약 7%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행보가 경영권 분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재계에서는 3%룰이 재벌가 경영권 분쟁의 수단으로 쓰이면서 회사 경영에 혼란을 야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 사업 재편, 주주들이 잘 몰랐던 그룹 내부 문제 개선 등을 꾀하는 건 긍정적이다. 다만 재벌가 가족 분쟁이 심화돼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갈등이 심해지면 기업 가치를 해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올해 주총에서 진 세력들에 지분을 확보한 사모펀드나 백기사 기업 등이 접촉해 또 다른 연합을 구성할 수 있다”며 ”3%룰이 향후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을 좌우할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대주주 독주#친족간 경영권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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