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초봉이 6000만원… IT 스타트업 ‘쩐의 전쟁’에 눈물

김성모 기자 ,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3-01 03:00수정 2021-03-0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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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업체들과 연봉전쟁서 밀려
수시로 빠져나가 갈수록 인력난
프로젝트 도중 이직… 개발 손놓기도
“인재 양성 시스템 도입을” 목소리
“요즘 개발자들이 면담하자고 하면 겁부터 납니다. 큰 업체들이 줄줄이 연봉을 올리니 퇴사 면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한 스타트업 대표)

개발자를 선점하기 위한 게임 및 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배틀’에 스타트업, 중소 IT 업체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신입 개발자 초봉 6000만 원 시대가 열리면서 ‘쩐의 전쟁’에서 밀리는 중소 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인재를 확보하기는커녕 기존 개발자마저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급 개발자 양성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 ‘직방’은 최근 개발직군 직원들의 연봉을 2000만 원씩 일괄 인상했다. 개발자 신입 채용에는 초봉 6000만 원의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유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크래프톤도 최근 개발직군 연봉을 2000만 원 올리고, 개발직군 초봉 6000만 원을 보장했다. 쿠팡, 배달의민족도 개발자 초봉 6000만 원을 앞다퉈 제시하며 인재 유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반면 중소 IT 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인재 유출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회사 경쟁력과 직결된 ‘A급 개발자’를 찾기도 어려운데, 있는 인력 빼가기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라이브커머스 관련 스타트업에서는 영상 관련 개발자 여러 명이 한꺼번에 대형 e커머스 업체로 이직했다. 이 대형 e커머스 업체가 최근 라이브 판매 방송을 시작하면서 IT 업계 개발자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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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음성인식, 빅데이터 등 전문가 풀이 좁은 분야일수록 A급 개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경력직 빼가기가 횡행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야에서 창업한 5년 차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전공자에 실무 경험까지 갖춘 개발자들은 이미 몸값이 뛰어 채용이 어렵다. 이들이 프로그램 수준을 좌우하는데, 겨우 키워놓은 인재들이 프로젝트 도중 이직해 개발이 중단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스타트업 인력난의 가장 큰 원인은 개발자 공급은 적은데,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IT 업계 임원은 “개발자들이 갈 분야가 너무 많아졌다. 이들이 연봉 협상에서 힘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연봉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소 IT 업체와 스타트업까지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려면 개발자 양성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도권 대학의 학과별 정원을 자유롭게 늘릴 수 없도록 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학의 이론 교육에 의존하는 현행 시스템도 개선 대상으로 꼽힌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원이 10년 넘게 55명 선에 머무르는 등 양적으로도 배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산학협력을 확대해 실무 경험 기회를 늘려줘 ‘질’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보다 못한 일부 기업은 직접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부터 개발자를 키우는 ‘우아한테크코스’를 운영 중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최근 기부금을 사용해 개발자를 키우는 ‘인공지능(AI)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중국 기업들은 파격적인 대우로 개발자들을 모셔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까다로운 비자 조건 등이 발목을 잡는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재는 특정 활동(E7) 취업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의 우수 인재 유치 요건은 세계 500대 기업 1년 이상 전문직종 근무 경력, 세계 200대 대학 학위 소지자 등으로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성모 mo@donga.com·신동진 기자
#개발자#초봉#it스타트업#쩐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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