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2033년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추락…생산성 높여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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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 모색' 학술대회
"현상유지 대응으로는 2%대 성장 어려워"
"사교육의 입시효과성 떨어뜨려야"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계속 높아질 경우 2033년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진행될 경우 잠재성장률이 현재의 2%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는 금융연구원과 한국경제발전학회,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보유한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다 사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최대 생산증가율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를 유지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3%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계속 하락해 2016~2020년 2.8~2.9%를 기록 중이다.

박 실장은 총요소생산성, 노동력, 자본 모두에 대해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유지됐을 때 2045년에도 2.13%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한국생산성 본부 기준으로 최근 4년 상위 3개국 평균(약 1.2%)을 유지하고, 2045년까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5개국 수준으로 증가하며, 자본성장률이 10년 동안 OECD 평균 수준으로 수렴한 후 그 수준을 유지했을 경우다.
박 실장은 세 가지 요소(총요소생산성, 노동력, 자본)가 모두 하락해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2032년에 0%대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한 뒤 이듬해 마이너스(-) 0.1%대를 찍고, 2045년에는 -0.56%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봤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한국생산성 본부 기준으로 최근 4년 상위 3개국 평균(약 0.21%)을 유지하고, 인구구조가 변화하지만 여성 및 60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지 않고, 자본성장률이 인구증가율과 유사한 기울기로 감소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박 실장은 “현상 유지만으로는 2% 내외의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다. 현재의 2%대 성장이 가능하려면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제 상황이 전개되어야 한다”며 “여성, 노인의 경제활동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 그에 따른 효과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구조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적 자본의 투자 방향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공교육비가 증가해도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수능 중심, 줄세우기 교육이 노동시장의 공간적 집중 심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한국의 인적자본 투자는 입시와 초중등 사교육에 치중해 있고 민간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중등 공교육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인력과 예산을 활용해 공교육이 사교육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수능 줄세우기를 지양하고, 사교육의 입시효과성을 떨어뜨려야 한다. 고비용의 재수, 삼수 등을 유도하지 않기 위해 수능 난이도를 적정하게 조정해야 한다. 사교육 수익성이 떨어져야 여성들이 사교육 매니저가 되기 위해 자발적 경력단절을 감수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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