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코로나 시대 ‘여행 뉴노멀’로 떠올라…캠핑용품 매출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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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6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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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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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38)는 요즘 주말마다 캠핑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게 목표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계획을 접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최 씨의 가족들은 차선책으로 올 4월부터 ‘캠핑’에 입문했다. 이후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면 장을 보고, 토요일 아침 일찍 떠나는 게 일상이 됐다. 최 씨는 “토요일 아침 먹고 출발하면 강화도, 경기 가평 양평 등의 캠핑장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자 전국 유명 해변과 휴양림, 캠핑장 등이 밀폐된 공간을 피해 야외활동에 나서는 캠핑족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3월~5월 자사 신용카드 사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캠핑장 이용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0명)에 비해 209% 증가했다. 그만큼 캠핑 저변이 넓어졌다는 뜻이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캠핑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결제건수와 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캠핑용품 구매도 크게 늘어났다. 인터파크가 지난달 말 기준 최근 3개월 간의 캠핑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트 및 침대용품, 캠핑 의자, 텐트 등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독립된 공간에서 자연을 즐기는 캠핑이 코로나 시대의 ‘여행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쉽다보니, 감염우려가 적고 비교적 안전한 형태의 여행으로 캠핑이 각광 받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환경도 캠핑의 인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3만7801명으로 240만1204명이었던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98.4% 급감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캠핑장 이용객들 중에는 영유아 자녀를 둔 가족과 싱글족들이 각각 31%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5%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20대가 각각 29%, 13%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안에만 있는 생활에 답답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야외활동의 방안으로 캠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캠핑이 집 근처 공원에서 소풍처럼 즐기는 일상 속 여가가 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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