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일단락… 항공주 내년에 다시 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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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글로벌 경기 회복 등 호재”

올해 세계 경제 둔화와 일본과의 무역 갈등 등 악재가 겹치며 유독 부진했던 항공업계가 이번 겨울을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며 화물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연말연초를 맞아 국내 여행객들의 동남아 등 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항공사(FSC)들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 전망은 조금 엇갈리는 모습이다.

○ 최악의 한 해 보낸 항공주, 부활 전망 나와

항공주들는 올해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리며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6월 말과 비교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 진에어의 주가가 16일 종가 기준 29.14%로 크게 떨어졌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주가도 각각 23.22%, 14.32% 하락했다. 대한항공(―5.0%)과 아시아나항공(―1.27%)의 주가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6%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대형 항공사들은 미중 간 무역 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반적인 화물 수송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관련 이슈로, 대한항공은 지배구조 관련 이슈로 각각 주가가 흔들렸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올해 7월 시작된 한일 간 무역 갈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7월 이후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줄어들며 일본 노선 비중이 컸던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후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여객 수요는 더욱 위축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항공사들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선 여객과 화물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5만2575t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해 9월(―9.5%), 10월(―5.6%)에 비해 감소폭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보기술(IT) 관련 수요가 일부 증가한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행의 대체재로 여겨지는 ‘동남아 여행’이 연말연초 성수기에 진입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들이 동남아 노선의 공급을 늘리고 있어 회복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 대형 항공사와 LCC 엇갈린 전망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가 있는 업종을 분석한 결과 항공운수 업종은 올해 8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내년 6115억 원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항공업계의 회복세가 전망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의 미래는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운항 비율이 높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단시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다보니 자본 규모나 현금 흐름이 약한 저비용항공사들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일본 불매운동과 별도로 구조적인 부진을 겪고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신규 취항 도시가 좀처럼 늘지 않고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율, 탑승률, 운임 증감 등의 지표를 보면 LCC 시장은 2018년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 상황에 진입했다”며 “현재 운임은 탑승률이 높아져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항공업계#글로벌 경기#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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