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시름… 수출 이어 외국인직접투자도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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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FDI 31억달러로 35.7% 급감


올해 1분기(1∼3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감소에 이어 FDI까지 줄어드는 등 대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분기 FDI가 31억7000만 달러(약 3조6100억 원, 신고 기준)로 35.7%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FDI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신고 기준 투자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47.3% 감소한 9억9000만 달러였다. 산업부 측은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 EU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EU 회원국들이 EU 내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내 투자에 집중하며 한국에 대한 투자가 31% 감소한 2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88% 줄어든 1억3000만 달러였다.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외환관리규정을 강화하며 해외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작년보다 21.5% 줄어든 가운데 특히 전기전자(―74.8%) 운송용기계(―56.1%)에서 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업은 전년 동기 대비 42.5% 감소했다. 부동산(―91.1%) 정보통신(―86%)에서도 외국인 투자가 많이 줄었다.


FDI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액은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1조2000억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도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최장 7년까지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던 제도가 올해부터 폐지되자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로 앞당긴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제도 변화 등의 영향 외에도 지난해 1분기 FDI 실적이 역대 2위로 많아 그때와 비교한 올해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 측면이 있다”며 신기술 분야 외투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4월 1∼10일 수출액은 150억 달러(약 17조 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8.9% 늘었다. 하지만 올해 조업일이 작년보다 하루 늘었다는 점에서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7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3.9% 줄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수출(―19.7%)이 계속해서 부진한 가운데 석유제품(22.8%), 선박(72.8%) 등은 수출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0.8%) 미국(19.9%) EU(20.2%) 베트남(19.4%) 등 한국 주요 수출국 대부분에서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이 지난달 대비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1∼10일 수출입 통계는 단기 통계로 수출이 증가한 것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경기침체#f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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