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최대 해운사로 자리 잡은 현대상선이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적자폭을 줄인 현대상선은 올해 하반기에는 주간 혹은 월간 기준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현대상선은 올 1분기에 1조3025억 원의 매출과 13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적자폭은 지난해 315억 원 줄었지만 8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실적 공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64)은 “물동량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7% 증가했다”며 “화주들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1분기는 다시 도약할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고 밝혔다.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을 다 소화하지 못해 고민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해상 운송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1분기 실적에는 최근 운임이 오른 유럽 노선과 아시아 노선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운업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선박 공급량에 비해 화물량이 적어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내려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임이 조금씩 오르는 상황이다. 유 사장은 “올해 3, 4분기에는 주별 혹은 월별로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시기로는 내년 하반기를 꼽았다.
앞으로의 전략과 관련해 유 사장은 “현대상선은 전통적으로 미주·아시아에서 상당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잘하는 분야에 있어서 경쟁력을 증대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초대형유조선(VLCC) 최대 10척을 발주하는 건조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유 사장은 “초대형유조선 사업은 현대상선의 핵심 사업으로 정유사들이 높은 수준의 선박 검사를 요구하기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력과 기술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의 시너지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거기에 100% 동의한다”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선제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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