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부채 우려에 4개월 연속 기준금리 동결…연 1.25%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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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했다. 올 6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뒤 4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도 '연내 동결'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은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대책에도 가계부채 급증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는 올 상반기에만 54조 원 이상 불어나 1250조 원을 넘어섰다. 하반기(7~12월) 들어서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7월 6조3000억 원 늘어난 데 이어 8월 8조6000억 원, 9월 6조1000억 원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을 비롯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은의 운신 폭을 좁혔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양국의 금리 격차가 줄어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자본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를 앞두고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환율 변동성,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크고, 자산 및 부동산 시장의 가계부채 문제가 걸려 있다"며 "금융안정 리스크를 감안할 때 (금리 인하에)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비, 수출, 고용 등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의 대표기업마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업종의 파업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리 동결 기조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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