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태평로와 을지로에 있던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서초동 시대’를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2008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옥을 마련한 데 이어 8년여 만에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서초 사옥에 집결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6일부터 전 직원이 삼성그룹 서초 사옥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주요 부서가 수원으로 옮겨간 삼성전자가 사용했던 서초 사옥 C동에 입주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32년 동안 사용했던 태평로 사옥을 올해 1월 부영에 매각했으며, 지난달부터 사옥 이전 작업을 해왔다.
삼성생명에 이어 태평로 사옥에 있던 삼성자산운용도 29일부터 서초 사옥에 입주한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던 C동의 16∼18층 등 3개 층을 사용한다.
다른 금융 계열사들도 올해 말까지 서초동으로 둥지를 옮길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연내 서초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삼성본관 건물을 임차할 한국은행의 이전 날짜가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역시 C동으로 입주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는 을지로 사옥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서초 사옥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는 9월 초까지 사옥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사옥 매각 입찰에 신한카드 부영 동양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 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태평로에는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중 삼성카드 한 곳만 남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삼성 본관의 가장 넓은 면적을 임차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고려해 잔류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삼성본관의 20∼27층을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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