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BYC, 59세 남영비비안…속옷업체 ‘이유있는 회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17시 24분


코멘트
올해 창립 70돌을 맞은 속옷업체 BYC는 이색적인 창립기념 행사를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에서도 꽤 유명한 클럽 ‘옥타곤’에서 30일 시끌벅적하게 파티를 열 계획이다. ‘보디드라이 X 옥타곤’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는 요즘 인기가 높은 래퍼 사이먼 도미닉이 메인 출연자로 나선다. DJ그룹 3STARS, 걸그룹 밤비노 등도 출연한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국내 속옷업계에서 BYC의 이런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BYC 관계자는 “70년이라는 긴 기업 역사는 장점이지만 젊은층과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1997년 엄정화, 정우성을 끝으로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았지만,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기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BYC를 비롯한 토종 속옷 업체들이 젊은층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속옷 등에 밀려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종 속옷업체 상위 5곳 가운데 3곳(남영비비안, 신영와코루, 좋은사람)의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BYC와 쌍방울은 전년에 비해 각각 3.0%, 2.7%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내년 60돌을 앞둔 남영비비안은 요즘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중하고 있다. 3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어 수는 최근 4400여명을 넘어섰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이미지가 얼마나 감각적이냐에 따라 ‘좋아요’를 누르는 수가 달라진다”며 “어떻게 하면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연출 컷을 찍을 수 있는지가 마케팅팀의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젊은 여대생들로 구성된 서포터즈 ‘비비아나’를 모집해 제품 리뷰를 비롯한 홍보 미션을 수행하도록 한다. 최근에는 신제품 패션 양말을 신고 소풍 콘셉트의 화보 찍기, 신제품 잠옷을 입고 파자마 파티 화보 찍기 등을 진행했다. 아저씨, 아줌마가 입는 속옷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나 ‘에어리즘’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입는 브랜드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이 밖에 좋은사람들은 최근 ‘코디네이션 언더웨어’라는 콘셉트로 ‘예스’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여성 상하의 속옷을 똑같은 세트로 입는게 아니라, 믹스매치해 개성있게 코디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움이 커질수록 젊은층을 잡기 위한 속옷 업체들의 온라인 입소문 마케팅,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의 시도는 더욱 늘어날 것”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