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인공태양’ ITER, 한국 부담 사업비 5000억원 늘어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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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이라 불리는 국제 공동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최초 가동이 예상보다 10년 정도 늦어질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사업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ITER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는 지난달 29일 프랑스에서 특별이사회를 열고 건설 예산 최대 40억 유로(약 5조2000억원)를 추가 분담하고 사업 기간을 10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사업 조정안을 보고받았다. 11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안이 가결되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 외원국은 막대한 추가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

ITER는 흔히 ‘태양의 힘’이라 부르는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얻는 연구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다. 핵융합 에너지가 미래의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또한 국제연구에 동참해 총 사업비의 9.09%를 부담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부담금은 총 1조2365억원이다.

문제는 ITER가 현재 건설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일어났다. 프랑스가 ITER에 자국의 원자력 규제 요건을 건설 도중 적용했기 때문이다. 조현숙 미래창조과학부 핵융합지원팀장은 “프랑스 원자력 규제당국이 ITER를 원자력시설로 분류하면서 까다로운 안전요건을 요구해 설계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그 때문에 사업기간이 늘어나고 필요한 예산도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조정안이 변동 없이 가결될 경우 우리나라는 약 50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배태민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11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사국들은 증액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핵융합 에너지가 미래 에너지로 가치가 높은 만큼 합리적으로 사업을 조정해 각국의 부담을 줄여 포기하지 않고 완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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