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면세점 지키기’ 진두지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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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참석해 투자계획 설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면세점 수성(守城)을 위해 직접 여론전에 뛰어든다. 형제간 경영권 분란에 흔들리지 않고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12일 인천 중구 공항동로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롯데면세점의 향후 5년간 발전계획을 담은 ‘비전 2020, 상생 2020’을 직접 선포한다. 이날 기자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은 올해 말로 면세점 허가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정부의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롯데그룹 내에서는 계열사 행사에 신 회장이 참석해 지원 사격을 하는 게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 회장의 행사 참석은 당초 일정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재승인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면세점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될 수도 있으니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사업권 재승인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면세점 운영권을 지키기 위해 그룹의 오너가 움직이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초 롯데면세점의 사업권 수성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7월 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여론이 악화돼 사업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롯데면세점이 서울 시내 전체 면세점 매출액의 6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독과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로선 면세점을 잃게 되면 그룹 전체에 큰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의 경영 능력도 의심받게 되는 상황이다.

신 회장의 면세점 직접 챙기기는 올해 7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사장은 7월 9일 최종 프레젠테이션 때 그룹 오너로서는 유일하게 현장을 찾아 면세점 선정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신동빈#면세점#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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