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텍스, 독자적인 체열반사에 의한 냉감기술, 세계에 통하다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소재부품 强國으로]

기능성 섬유 전문기업 벤텍스는 많은 글로벌 기업에 첨단 섬유소재를 제공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나이키, 노스페이스, 에디바우어, 펄이즈미 등 스포츠, 아웃도어, 캐주얼, 자전거의류 분야에서 최고의 명망을 자랑하는 글로벌 브랜드에 들어가는 기능성 섬유소재를 이 회사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위상은 지난해 미국 아웃도어업체 컬럼비아를 상대로 한 특허 무효소송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다. 1심과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판결에서도 재판부는 컬럼비아의 상고를 기각하고 벤텍스의 손을 들어줬다. 벤텍스의 체열반사 섬유(메가히트RX)가 컬럼비아의 발열원단(옴니히트)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는 것이 컬럼비아의 주장이었으나, 법원은 “메가히트RX가 기존 특허 기술과 다르다”는 벤텍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벤텍스는 항소심 승소 직후 나이키와 전략적 기술 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는 국내 원단 업체로는 최초로 미국 나이키사의 기술개발 파트너로 등록돼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벤텍스는 2013년 25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초 만에 마르는 섬유(드라이존)’ ‘태양광 발열섬유(히터렉스)’ ‘냉감섬유(아이스필)’ ‘메가히트RX’ ‘생체활성화 섬유(파워클러)’ ‘지방분해섬유(닥터슬림)’ 등 창사 이래 축적해온 70여 건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사가 따라잡기 힘든 최첨단 기능성 섬유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털을 대체할 수 있는 광발열 충전재 ‘쏠라볼’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국내외 70여 업체에 거래처를 두고 있는 벤텍스의 고경찬 대표는 “상업적인 성공을 지향하기보다는 소재 혁명을 통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면서 “의류용 섬유를 넘어 산업용, 군수용, 농업용, 의료용, 건축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캄텍, 세계가 인정한 배기가스 저감장치, 클린 부품 회사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 캄텍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주목 받는 기업이다. 진공펌프와 EGR 밸브, 액추에이터 등 차량에 들어가는 주요 엔진 전장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을 직접 개발하고 독자 생산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기술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디젤 자동차의 유해 배기가스 저감 및 고효율 엔진제어 기술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는 친환경 부품 및 관련 시스템 개발이다.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추세에 맞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자동차의 성능을 유지 강화하는 부품을 개발하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해 오고 있다.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그린 동력시스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당한 금액의 수입대체는 물론 원가절감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창립 이후 선진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 여건에 맞는 엔진제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세계 수준의 성능과 효율 실현에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기가스 등 자동차 유해물질 저감장치를 필두로 고성능 액추에이터, 센서 및 제어시스템을 중심으로 연간 2600억 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캄텍은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를 재순환시켜 연소실 온도를 낮추고 이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LP-EGR 밸브)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개발 후 양산을 앞둔 단계에서 부품의 신뢰성에 일부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자동차부품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거쳐 관련 부품의 내구 수명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해당 제품 매출을 200% 이상 끌어올리는 쾌거였다.

이 회사 김진언 대표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근간이 될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독자 개발하고 양산하는 것이 기본 목표”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제품 공급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친환경 및 고효율 엔진제어 관련 부품 선두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고스, 가전제품용 슬라이드로 2000만 달러 수출탑 영광

‘세계 최고의 제품, 고객의 최대 감동, 최고의 서비스.’ 가전제품용 슬라이드 전문업체인 세고스의 회사 명칭에 담겨 있는 의미다. 남다른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3년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말에는 2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박윤식 사장이 1991년 설립한 세고스는 가전용 볼베어링 슬라이드 전문업체다.

가전용 볼베어링 슬라이드는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등 수납형 가전기기의 문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하는 부품. 박 사장은 이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해 제너럴일렉트릭(GE), 하이얼 등 글로벌 완성품 및 부품업체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에 부품을 납품해 왔다. 수입에 의존하던 가전용 슬라이딩 장치를 국산화 해 연간 590억 원(2014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4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56.1% 늘어난 1640만 달러다. 박 사장은 “미국 시카고와 중국 칭다오에서 지사를 운영하며 다른 업체들보다 신속하게 부품을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개발 협의 등을 한 것이 수출 신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적절히 이용한 것도 주효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뛰어난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가 10% 이상 높아 미국시장 진출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중 한미 FTA 발효로 3.9% 관세가 철폐되었기 때문이다. 납품가를 낮출 수 있게 되면서 GE사와의 협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연간 400만 달러의 납품 길이 열렸다. 이를 발판으로 또 다른 가전업체도 거래처로 확보하는 데 성공해 대미 수출액이 급격히 늘어났다.

국내외 특허 150여 건을 보유하고 있는 세고스는 2004년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 받아 우수제조기술센터(ATC)로 선정된 뒤 2012년과 2014년 각각 부품소재 전문기업과 뿌리전문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광진기계, 기술과 신뢰로 만든 10년 보증 자동차 부품들

1973년 설립된 광진기계(대표 권영직)는 30여 년 동안 축적된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가운데 원도 레귤레이터(Regulator)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굳힌 중견 기업이다. 원도 모듈레이터와 도어 모듈, 도어 래치 등 자동차 도어 관련 부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윈도 레귤레이터는 모터의 구동력 또는 수동 핸들의 회전력을 이용해 차량 도어 유리의 오르고 내림을 유도하기 위한 컨트롤 시스템으로 이 회사의 주력제품이다. 이 밖에 차량 도어에 주요 기능을 하는 부품 등을 통합한 시스템인 도어 모듈 역시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광진기계는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4 글로벌 소재부품산업대전’ 전시회에 안전 윈도 레귤레이터 모듈을 출시해 상당한 반향을 얻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GM의 요구 수준에 맞춰 관련 부품의 내구성을 10년 또는 10만 마일 보증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델이었다. 국내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그간 수입에 의존해 오던 부품 중 상당수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명성은 해외에 더 알려져 있다. 2003년 이래 매년 GM이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올해의 공급업체’에 선정돼 왔다. 2013년에도 GM이 선정하는 ‘공급업체 품질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품질 측면에서는 최고의 부품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가 평소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은 기술 혁신과 품질 경영.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 중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품질경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원가 절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부품 개발도 이 회사가 힘을 쏟고 있는 분야다. 환경친화적 설계와 에너지 관리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유해물질 관리와 청정생산 시스템 운영으로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