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 경영권 본격 개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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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외이사 2명 우리가 선임”… 주주제안서 보내 주총 안건 상정
일동제약 “M&A 아니라는 것 밝혀라”

일동제약이 2대 주주인 녹십자의 경영권 개입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일동제약은 9일 녹십자에 공문을 보내 “녹십자의 주주제안권 행사와 관련해 적대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행보가 아니라는 더욱 구체적인 입장과 조치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주말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다음 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사 3명 중 2명을 녹십자 측 인사로 추천해 선임하겠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주주제안은 법인 지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안건을 낼 수 있는 권리다. 주주제안서에 문제가 없다면 일동제약은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 이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녹십자는 현재 일동제약 주식의 29.36%를 확보해 일동제약 오너 일가인 윤원영 회장 등 최대 주주(32.52% 보유)에 이은 2대 주주다.

현재 일동제약에서는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과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녹십자의 의도는 임기가 끝나는 이사 3명 중 이 회장을 뺀 나머지를 녹십자 측 추천 인사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요구에 대해 “2대 주주로서 지분 보유 목적인 ‘경영 참여’를 하려는 것일 뿐 적대적 M&A를 하기 위한 행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녹십자는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계획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무산시키며 그 의도와 관련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일각에서는 녹십자가 시세 차익을 염두에 두고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지난해 1월 16일 1만1900원이던 일동제약 주가는 9일 종가 기준으로 1만9500원까지 올랐다. 녹십자는 2011년부터 매입한 동아제약 주식(지분 4.2%)을 2013년 매각해 100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규 kyu@donga.com·김성모 기자
#녹십자#일동제약#경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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