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에 징역 3년 구형…조현아 "사건 발단의 책임은 승무원에게"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2월 3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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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동아일보 자료 사진.
조현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검찰 조현아에 징역 3년 구형

'땅콩 회항' 사태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사건의 발단을 끝까지 승무원과 사무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또 언론을 통해 한 사과와 반성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한 것일 뿐 진지한 자성의 결과를 찾기 어렵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번 실형 구형은 검찰이 조 전 부사장의 혐의 중 가장 큰 논점이었던 '항공기 항로 변경'혐의를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른 혐의가 '몇 년 이상' 등으로 하한선이 정해지지 않은 반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은 하한선이 '1년 이상'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이 혐의가 적용되면 실형이 불가피하다.

이날 결심 공판에서 박창진 사무장은 승무원 복장으로 증인 출석했으며, 사건 이후 처음 마주친 두 사람은 재판 내내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박 사무장은 폭행과 폭언, 하기 지시는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또 자신은 잘못된 기내 서비스를 한 적이 없고, 항공기에서 내릴 것을 지시할 당시 항공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조 전 부사장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내리라고 지시한 것은 맞지만 최종 판단은 기장이 하는 것이며, 항공기가 이동 중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발단이 된 마카다미아(견과류) 서비스는 승무원들의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당당히 밝히면서 "승무원을 향한 폭언과 폭행은 경솔했다. 비행기가 움직이는 건 알지 못했고 그런 내용을 승무원으로부터 들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사무장은 "관련 매뉴얼이 지난해 11월 바뀌었고 이는 조 전 부사장 결재로 공지됐지만 매뉴얼에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검찰은 "5년간 일등석 서비스를 담당한 승무원들이 수년간 매뉴얼을 위반했다는 뜻인가"라고 되물었고 조 전 부사장은 "3, 4년간 교육받은 적 없어 매뉴얼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건 그들의 잘못"이라고 맞받아쳤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계속해서 사건 발단의 책임을 승무원에게 돌리자 재판장인 오 부장판사는 "'왜 여기 앉아 있나' 그런 생각 하는 거 아닌가"라며 비판섞인 질문을 했고, 조 전 부사장은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검찰은 함께 기소한 대한항공 여모 상무(58)와 국토교통부 김모 조사관(55)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의 구형 의견을 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다.

동아경제 기사제보 e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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