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네트웍스, 추가로 법정관리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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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모태인 시멘트마저 백기, 총 5곳… 금융 빼고 사실상 공중분해
투자자들 “위험 안알렸다” 민원 폭주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이어 동양그룹의 모태인 동양시멘트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시멘트, 레미콘, 가전을 중심으로 한때 재계 순위 5위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시멘트는 1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춘천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의 아들 승담 씨(33)가 대표이사로 있는 동양네트웍스도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보유자산의 신속한 매각 등을 통한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안정에 어떤 방식이 적합할지 고민하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2위 시멘트 제조업체인 동양시멘트는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57년 설립한 동양시멘트공업이 전신이다. 강원 삼척공장에 이 회장 묘소가 있을 정도로 그룹 내부에서는 상징성이 큰 회사다.

재계에서는 동양시멘트가 삼척화력발전소 사업권을 가진 동양파워의 대주주(지분 55%)인 데다 상반기(1∼6월) 부채비율도 196%로 다른 계열사보다 양호한 편이어서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동양그룹이 ‘동양시멘트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단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해 심사를 벌여 2, 3주 안에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신고센터를 개설한 금융감독원에는 설치 하루 만에 1000여 건의 문의가 들어와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금감원 1층에 마련된 신고센터를 방문한 민원인들은 주로 동양증권이 동양 계열사 채권을 판매하면서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가 추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증권에서는 1조 원가량의 돈이 더 빠져나갔다.

장관석·이상훈 기자 jks@donga.com
#동양그룹#동양시멘트#동양네트웍스#법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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