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민첩함은 기본, 널찍한 트렁크가 진짜 매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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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320d 투어링’

BMW의 준중형차 ‘3시리즈’는 고급 스포츠 세단의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1975년 1세대(E21)가 출시된 이후 지난해 6세대(F30)에 이르기까지 3시리즈는 동급 고급차 시장을 선도하는 힘을 잃은 적이 없다.

1987년에는 왜건형(차체 지붕을 트렁크 끝까지 수평으로 이어 적재공간을 넓힌 형태)인 ‘3시리즈 투어링’을 추가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왜건의 한계에 도전하듯 역동적인 외관과 성능으로 인기를 모아 왔다.

유럽에서 3시리즈 투어링이 출시된 지 25년 만인 지난해 10월 신형인 ‘뉴 3시리즈 투어링’이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이 차가 국내에서 시판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시리즈 투어링의 뒤늦은 국내 출시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속도로 다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최고출력 184마력을 발휘하는 2L급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뉴 320d 투어링’이다. 뉴 320d 투어링의 시승은 성능보다는 이 차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운전자의 색다른 라이프스타일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했다.

320d의 민첩한 동력 성능과 운전 재미는 앞서 출시된 세단 모델을 통해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평소 주행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속 60∼100km 사이의 속도 구간에서는 그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날카로운 핸들링도 3시리즈의 전매특허다. 승차감은 오히려 세단보다 뛰어나게 느껴졌다.

디자인은 3시리즈 고유의 작고 단단한 느낌을 고스란히 담았다. 길이는 4624mm로 준중형급 치고는 제법 덩치가 있는 편이지만 그리 커 보이지가 않는다. 기본형이 세단이지만 왜건으로 변모한 외관에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내에 들어서면 넓다는 느낌이 든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휠베이스)는 동급 최장인 2810mm다.

트렁크는 495L. 뒷좌석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500L까지 늘릴 수 있다. 1인 가구라면 웬만한 세간을 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뒷좌석 중앙에는 트렁크로 이어지는 개폐구가 있어 성인 4명이 탑승한 상태에서도 스키나 스노보드를 차 안에 실을 수 있다.

왜건은 기본적으로 많은 짐을 싣고 내리는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진다. 뉴 320d 투어링의 트렁크는 스마트키 조작을 통해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트렁크를 열 공간이 없을 때는 뒷유리창만 열 수도 있다. 트렁크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62cm. 일반 차량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크고 무거운 짐을 운반하기 편했다.

뉴 320d 투어링의 공인 연비는 L당 17.5km. 엔진의 회전 수에 맞춰 정교하게 맞물려 들어가는 8단 자동변속기에 힘입어 높은 연비를 발휘하지만 차체 형태의 특성상 늘어난 차체 무게로 인해 세단형(L당 18.5km)보다는 소폭 떨어진다. 가격은 기본형이 5070만 원으로 세단형(기본형 4810만 원)보다 260만 원 비싸다. 고성능 브랜드인 ‘M’ 장식으로 꾸미고 서스펜션(차체 하단 충격흡수장치)을 좀 더 역동적으로 조정한 ‘M 스포츠 패키지’는 5850만 원이다. 3시리즈의 스포티함을 원하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선택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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