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뻥튀기 그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금융위, 대기업 계열사 평가 강화
구두 의뢰-예상등급 제시도 금지

이르면 7월부터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는 독자 신용등급이 도입되는 등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가 강화된다. 높은 등급을 제시하는 신용평가사를 선택하는 ‘등급 쇼핑’을 막기 위해 서면계약 없이 구두로 신용평가를 의뢰하거나 신평사가 예상 등급을 제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기업들 ‘눈치 보기’에 급급해 무보증회사채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고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단 앞으로는 대기업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기업 자체의 경영여건을 독립적으로 평가한 신용등급과 모회사 등 외부 지원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종등급을 분리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LIG건설, 진흥기업처럼 대기업 계열사이지만 모기업의 ‘꼬리 자르기’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이 돼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는 “모기업 등 외부 지원을 믿고 투자해 피해를 본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평가 대상 기업이 제출한 자료 목록을 모두 공개하고 자료가 부실할 때는 등급부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일정 경력 이상의 애널리스트는 반드시 감독 당국에 등록해야 하며 등록 애널리스트에 한해서만 신용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다.

평가대상 회사가 사전에 예상 등급을 알리는 일도 못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평가대상 회사가 특정 등급 이상의 평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공표해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가져왔다. 한 애널리스트가 특정 회사를 연속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간도 현행 5년 초과 금지에서 단축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