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EO를 위한 지혜]리더의 근본요건은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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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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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하다. 기존의 정당과 차별화한다고 정당의 명칭을 바꾸고, 외부에서 공천심사위원장을 초빙하거나, 국민들이 깜짝 놀랄 만한 후보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을 비난하면서 중소 상인들에게 구애하고 있고,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물려야 한다며 국민의 이목을 끌어 보려 안달이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오래된 시나리오 연극의 한 장면을 보면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할지 선후(先後)와 시종(始終)과 본말(本末)을 모르는 행태에 가슴이 답답하다.

‘맹자(孟子)’에는 ‘급선무(急先務)’라는 구절이 있다. 급하게 먼저 힘써야 할 것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것에 매달리고 있는 것을 경고하는 글이다. ‘똑똑한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지만 마땅히 급히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知者無不知也 當務之爲急). 인자한 리더는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해야 하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을 먼저 주변에 두는 것이 급선무다(仁者無不愛也 急親賢之爲務).’ 리더는 세상의 모든 것을 챙기고, 주변 사람들을 모두 사랑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일이 있고, 발탁해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동양의 리더십 교과서 ‘대학(大學)’에서는 선후를 제대로 파악하고 급선무를 제대로 처리하는 지도자를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정의하고 있다. ‘모든 존재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다(物有本末). 어떤 일이든 처음과 시작이 있다(事有終始). 선후를 제대로 아는 것이 진정 도(道)를 아는 지도자이다(知所先後 則近道矣).’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도 못하면서 양로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며 생색을 내는 것은 급선무를 모르는 자식의 모습이다. 자신의 직원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면서 외부에 얼굴을 알리려고 언론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사람은 급선무를 모르는 기업인의 모습이다.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되고, 선후가 뒤바뀌고, 본말이 거꾸로 된 사회는 희망이 없다. ‘논어(論語)’에 ‘군자무본(君子務本)’이란 구절이 있다.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급(急)하게 먼저(先) 해야 할 일(務). ‘급선무’가 가장 시급한 문제 해결의 화두(話頭)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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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학습’ 한계 돌파 방안

▼ 스페셜 리포트/갈수록 짧아지는 지식 유효기간, 무형식 상시 학습체제가 대안마라


이제까지 기업은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규격화된 틀을 만들어 별도로 실시하는 형식 학습(formal learning) 체계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형식 학습으로만 이뤄지는 교육은 제때 받기 어렵고 교육 내용을 곧바로 현업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방법이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무형식 학습(informal learning)이다. 일터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가운데 지식 및 정보를 습득하는 무형식 학습의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분업-전문화’ 새 트렌드

▼ 하버드비즈니스리뷰/초(超)전문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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