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일감 몰아주기 자제”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통합(SI), 광고, 건설, 물류 분야 경쟁입찰 방식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 등 4대 그룹은 1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자율적인 동반성장 방안을 논의한 뒤 그룹별로 이 같은 내용의 동반성장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원장과의 간담회에는 김순택 삼성 부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강유식 LG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이 참석했다.

김동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4대 그룹의 모범사례를 모아 30대 그룹에도 알리고 실정에 맞게 활용하도록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조만간 30대 그룹과도 경쟁입찰 확대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4대 그룹은 올해 2분기(4∼6월)부터 SI, 광고, 건설, 물류 분야에서 경쟁입찰 방식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주로 그룹 내 광고나 SI 사업을 발주할 때 계열 광고회사나 SI 업체 등과 수의계약을 했는데, 앞으로는 경쟁입찰 방안을 도입해 외부 중소기업 등에도 사업 기회를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먼저 각 그룹의 상장 계열사가 발주하는 일감부터 경쟁입찰에 부치고, 차차 비상장 계열사로 넓혀갈 계획이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도 늘어난다. 삼성은 현재 3개 계열사에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올해 7개 계열사로 확대한다. LG도 LG전자와 LG화학 등 4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SK도 내부거래위원회를 4개 계열사에서 6개 계열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다만 회사의 영업기밀이나 보안에 영향을 주거나 긴급한 사업대응이 필요할 때, 거래 규모나 형태에서 경영상의 비효율이 발생할 때는 경쟁 입찰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경쟁입찰 적용 분야의 예외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의무화하는 금액 기준을 정하는 방법도 논의됐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올해도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성과공유제 도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 실적 및 계획’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 1조7213억 원을 협력사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조5356억 원보다 12.1% 증가한 금액이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기업 5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41곳 중 87.8%가 성과 공유제를 확대하거나 도입·운영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대기업과 협력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익이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대기업들이 성과공유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