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방어 백기사? 사업협력?… 說說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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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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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 삼성에버랜드 지분 17% 매입 왜?

KCC가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7739억 원에 사들인 배경을 놓고 13일 재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989억 원에 불과한 KCC가 한 해 영업이익의 3배가 넘는 거액을 주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도 없고 유동성도 떨어지는 비상장 에버랜드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 KCC “사업협력 구도 영향 고려”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KCC는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협력 구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KCC가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부문, 특히 폴리실리콘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이미 이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상당히 이룬 삼성그룹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에버랜드와 사업적 연관성이 크지 않았지만 향후 KCC의 건축자재, 도료, 전자소재 등을 삼성그룹 계열사에 납품하는 데에도 이번 지분 인수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KCC는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재계에는 “삼성과 KCC 간에 이면계약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품는 이가 많다. 삼성은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번 지분 조정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3세 경영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KCC가 지분을 사들이기 전에 해외 사모펀드는 물론이고 외국의 국부펀드까지 접촉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삼성이 에버랜드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때에 대비해 KCC에 ‘백기사’ 역할을 부탁하면서 향후 KCC를 포함한 범현대가가 비슷한 일을 겪으면 같은 방식으로 돕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 에버랜드 지분 매각 ‘후폭풍’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지분 매각의 후폭풍을 맞았다. 매매가격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에 주가는 급락했고 증권업계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13일 개장과 함께 급락세를 보인 삼성카드의 주가는 매각가격(주당 182만 원)이 헐값이라는 평가에 따라 장중 한때 7%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결국 전날보다 2450원(5.88%) 내린 3만9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들은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장부가보다 15% 가까이 싼값에 매각했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췄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매각가격은 주당 200만∼300만 원인 시장의 가치를 밑돌고 장부가격인 214만 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이어 에버랜드 지분의 할인 매각이 시장에 실망감을 줬다”며 삼성카드의 목표주가를 6만 원에서 5만3000원으로 낮췄다.

반면 KCC는 싼값에 에버랜드 지분을 사들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3500원(1.23%) 오른 28만7000원에 거래가 끝났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CC가 장부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해 앞으로 투자수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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