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업그레이드]MB와 디트로이트 간 오바마 “한국, 美에 파는만큼 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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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공장 찾아 균형 강조…MB 訪美 마치고 어제 귀국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뒤 1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미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외곽의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입을 미시간 주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두 정상은 모두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연설대에 섰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는 여러분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 두 나라가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며 “어려운 회사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노동자와 회사가 하나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 지역 프로야구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모자를 쓰고 등장해 환호를 받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나라의 무역은 (자동차 농산물 등 상품과 금융 관광 등 서비스를 종합해 볼 때) 균형이 잡혀 있다. 한국은 우리에게 파는 만큼(의 서비스와 상품)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사람이 현대와 기아 자동차를 산다면 한국인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포드와 쉐보레를 좀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GM코리아가 개발한 소형차 ‘아베오(AVEO)’ 모델을 가져와 ‘쉐보레 소닉(SONIC)’을 생산한다. 소닉이 곧 시판되면 한국인이 개발한 차를 미국이 그대로 가져다가 생산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 대통령의 디트로이트 방문은 워싱턴 환대와 오바마 대통령과 쌓은 우정에 대한 보답 성격도 짙다. 미시간 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반(反)민주당 정서가 강해져 내년 말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격전지가 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귀국 직전인 15일 시카고에서 동포간담회를 하고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 과정과 의미 등을 설명하면서 “대한민국은 문제 있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것 같지만 위대하다. 대한민국은 역경 속에서 잠시 멈출 수 있지만 후퇴하지 않고 계속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16일 밤 귀국했다.

디트로이트·시카고=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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