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일째 쑥쑥… ‘8월 악몽’ 끝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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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8월의 악몽에서 깨어나고 있다.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9월 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59포인트 오른 1,880.7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920 선을 넘나들다 ‘숨고르기’를 하듯 1,900 선을 내주고 내려왔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1900선을 넘어선 것은 8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를 지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투자가였다. 8월 하루에 1조 원 이상씩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들은 이날만 1조900억여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개인과 기관의 6800여억 원, 2600여억 원에 이르는 매도물량을 받아냈다.

○ 공포감 빠르게 벗어나고 있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900 선 돌파는 실패했지만 코스피가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데는 미국발 훈풍의 영향이 컸다. 간밤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부진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말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소식에 상승했다. 이에 코스피도 1일 오름세로 출발해 장 초반부터 1,900 선을 넘어설 수 있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증시를 지배했던 공포감과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도 한층 약해졌다는 평가다. 유럽 미국 등 각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불안이 투자자들을 덮쳤던 8월과 달리 경제 정책에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최근 지수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낙폭이 컸던 한국시장이 특히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도 투자심리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사흘 연속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들이 이 기간에 사들인 금액은 1조5000억 원이 넘는다. 1일 1조900억여 원의 순매수는 7월 8일 1조7000억 원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대신증권 오승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사자’세로 심리를 안정시켜주고 있다”라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진다면 1,950 선, 그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기업들 실적과 해외변수 등 남아있어

그렇다면 이제 코스피가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까. 최근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온다. ‘아직 박수를 치기엔 이르다’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

당장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이탈리아의 국채 문제다. 이달에만 만기가 돌아오는 이탈리아 국채 규모는 390억 유로(약 60조 원)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채무 상환 일정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길 경우 전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도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 시장에서는 9월 1일(현지 시간) 발표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 상승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교보증권 송상훈 센터장은 “자동차는 나쁘지 않지만 IT가 2분기 실적 안 좋았고 3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힘들다”라며 “예상보다 저조한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코스닥은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2포인트(0.65%) 하락한 490.22에 장을 마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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