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페이스북-구글 또 붙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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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조깅을 하는데 옆집 할아버지가 ‘마크, 손자하고 얘기할 수 있게 페이스북에 영상통화를 만들어줘’라고 하더군요.” 페이스북이 6일(현지 시간) 미국 팰러앨토 본사에서 세계 최대의 인터넷 전화기업 스카이프와 손잡고 페이스북에서 무료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침 겪은 일을 소개하며 “마우스 클릭 하나로 페이스북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할 수 있어 그 할아버지도 쉽게 손자와 통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프는 5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의 지분을 1.6% 갖고 있기 때문에 인수 당시부터 페이스북과 스카이프가 협력하리라는 예상이 나왔던 터다.

○ 페이스북과 구글의 신경전


이날 발표는 페이스북과 구글 사이의 신경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마침 구글은 지난달 말 페이스북과 유사한 ‘구글플러스(+)’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행아웃’이란 무료 영상통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구글이 페이스북을 닮은 SNS를 만들면서 행아웃으로 새로운 영상통화 기능을 선보여 차별화하자 페이스북은 금세 영상통화 기능을 추가해 구글+에 뒤떨어졌던 부분을 만회한 셈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발표에서 “뭔가 한 가지에 집중하는 회사가 늘 ‘모든 걸 직접 다 하려는 회사’보다 낫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경쟁하는 구글을 꼬집는 표현이었다. 구글은 본업인 검색엔진은 물론이고 SNS도 직접 만들고, 영상통화도 만들었지만 페이스북은 SNS에만 집중하고 영상통화 기능은 이 서비스로 유명한 스카이프에 맡겼다는 뜻이다.

하지만 구글+는 저커버그의 비판과는 달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말부터 초대 형식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공개되기 시작했는데 깔끔한 디자인과 쉬운 사용법, 무엇보다 ‘서클’이라는 그룹 지정기능 등이 특징이다. 특히 서클은 친구들을 여러 형태로 분류하는 기능으로 직장 동료, 가족, 팀원, 동창 등으로 세분해 친구를 관리할 수 있어 사생활을 보호해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구글+의 사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언론인, 얼리어답터 등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페이스북은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된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그래도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대학별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사용자를 넓혀 특정 취향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인적 구성을 갖출 수 있는 게 성공 비결이었다.

○ 언제 사용할 수 있나


페이스북 영상통화는 지역별로 점차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미리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는 페이스북의 영상통화 홈페이지(www.facebook.com/videocalling)에서 미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페이스북 어디에서든 친구 이름 위에 생기는 영상통화 버튼만 누르면 쓸 수 있게 된다.

구글+는 지금까지 초대장을 발송하는 방식으로만 가입을 받았지만 페이스북이 새 기능을 발표한 이날부터 정책을 변경해 구글+ 사이트(plus.google.com)에서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도록 바꿨다. 두 회사가 본격적인 속도 경쟁에 들어간 셈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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