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킬럼]‘세시봉 스타’가 CEO에게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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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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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아이돌 스타들이 장악한 대중문화 시장에 ‘복고 블루칩’이 등장했다. 7080세대 전성기에 서울 종로 음악다방 세시봉에서 활약했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 이장희 등 ‘세시봉 스타’들이다. 왕년의 포크송 스타들은 통기타를 멘 꾸밈없는 모습과 변치 않은 실력으로 틈새시장을 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중장년층은 물론 그들의 화려했던 과거를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까지도 세시봉 스타들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스위스 취리히대 에곤 프랑크와 슈테판 뉘슈 교수는 흔히 ‘셀럽(Celebrity)’이라고 불리는 인기 스타들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유형은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같이 재능을 기반으로 부상한 자수성가형 스타다. 어설픈 개인기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스포츠, 클래식 예술 분야에 유독 자수성가형 스타들이 많다. 두 번째는 미디어에 의해 제작된(Manufactured) 스타다. 이들은 미디어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청자에게 노출되면서 단기에 인기를 축적한다. 하지만 활동무대는 재능에 대한 평가기준이 정형화되지 않은 대중문화의 일부 영역에 국한된다. 음악다방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세시봉 스타가 전자라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들어진 깜짝 스타는 후자에 속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모세 애들러 교수는 사람들이 슈퍼스타에 열광하는 현상을 소비자본(Consumption Capital) 이론을 응용해 ‘학습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노래, 연기 등 스타의 재능에 대한 ‘과거 소비 경험’과 ‘다른 사람과의 대화’라는 소비자본이 쌓여야 대중이 스타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지성 선수의 팬들은 그의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성격이나 소속 팀, 리그 등과 관련한 지식들을 쌓고 이에 대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학습 과정을 통해 그에게 더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광범위한 팬을 가진 슈퍼스타도 소비자본 형성이 중단되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 따라서 재능이 부족한 연예인들은 본업과 무관하더라도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해 가십거리를 만들어내야 소비자본을 축적해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자수성가형 스타들은 다르다. 재능만 녹슬지 않았다면 재능과 과거의 이야기만으로도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 실제 세시봉 스타들이 TV에 나와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자 금세 소비자본을 축적했고 젊은층까지 열광했다.

기업 경영의 이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케팅과 홍보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나 슈퍼스타 최고경영자(CEO)가 롱런하긴 어렵다. 마케팅과 홍보에 들인 막대한 투자가 중단되고,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 시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스타 CEO와 금융 전문가들이 즐비했던 세계적인 투자은행(IB)과 보험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부실한 기본기가 드러났고, 결국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한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았던 엔론도 알고 보니 부정회계로 꾸며진 사상누각이었다. 그런가 하면 뛰어난 품질과 기능을 토대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장수 제품과 기업도 있다. 사람들의 입에 잠시 오르내리는 ‘빅 네임(Big name)’보다 기억 속에 재능과 전설로 각인되는 ‘빅 맨(Big man)’을 꿈꿔야 하는 이유다.

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6호(2011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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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잡스의 핵심 경쟁력 비교 분석

▼ 통찰모형 스핑클


20세기 대표적 서양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사진). 그는 예술을 표현할 때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입체주의 미술 양식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고자 한 혁신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피카소는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술 소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 만나보지 않은 소재들 간의 결합을 추구했다. 이런 그의 천착 끝에 탄생한 게 바로 ‘콜라주’ 기법이다. 콜라주는 그동안 물감만 사용되던 캔버스에 피카소가 신문지나 모래, 헝겊, 벽지 등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피카소의 이런 시도에 당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캔버스에 물감이 아닌 천이나 모래, 벽지 등을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콜라주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팝 아트의 주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콜라주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는 21세기 정보기술(IT) 창조자의 대명사라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는 비결과 일맥상통한다. 신병철 WIT 대표가 통찰에 이르는 비결을 파블로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 극복이 출발점

▼ TRIZ 컨설팅


트리즈(TRIZ) 컨설턴트 A 씨는 핵심 공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사의 엔지니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었다.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는데 중간에 자꾸 굳어 후공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액체 성분은 절대 바뀌면 안 되고 온도나 압력도 변하면 안 됩니다. 파이프 속에 먼지 하나 들어가도 안 되고요. 바깥에 히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 좁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액체를 굳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아, 그런데 액체 성분은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공되는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하는 고객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 숙련된 트리즈 컨설턴트라면 트리즈의 문제 형식화 기법인 ‘기술적 모순(technical contradiction) 정의’에 따라 문제의 핵심만 짚어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파이프 주변에 히터를 설치하면 액체의 이동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히터를 설치할 공간이 좁아 주변이 복잡해진다.”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인 트리즈의 기본 관점은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순을 간파해 통찰에 이르는 트리즈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아웃소싱에 치우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비즈니스 분해(business disaggregation)를 최고의 경영 기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많은 관리자는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과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는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에 IBM 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는 아웃소싱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잠깐 멈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는 게 항상 옳은 것일까? 아웃소싱에 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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