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이 곧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이제 어떤 기업도 ‘나 홀로 성장’을 구가할 수 없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76호 스페셜 리포트에서 왜 이 시대에 상생과 동반 성장이란 화두가 필요한지 집중 고찰했다. 전문가들과
함께 동반 성장과 관련한 이론적 기반과 솔루션, 실제 사례 등을 종합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 제작에 참여한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오중산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박형철 머서코리아 공동대표, 박기찬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의 상생 솔루션을
요약한다. 전문은 DBR 76호(3월 1일자)에서 볼 수 있다. 》 ① 중소기업 개체수 늘리기
한국의 기업 생태계가 늙어가고 있다. 과거가 기업 생태계의 보너스(bonus) 시대였다면 지금은 오너스(onus·부담) 시대다.
매년 80만여 명의 소상공인이 창업하지만 이 중 75만여 명이 폐업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들의 창업 평균 수명은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로도 닫혀가고 있다. 한국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노령화되고 있는 한국의 기업 생태계를 살리는 길은 무엇일까. 바로 동반 성장 정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기업 생태계의 3대 요소는 수익성, 강건성, 혁신성이다. 노쇠한 기업 생태계일수록 단기 수익성을 중시한다.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을 부추겨 중소기업의 개체 수 증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 생태계를 살리려면
동반 성장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개체 수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 수익 중심의 경영관과 정책에서
벗어나고, 기업가정신을 적극 장려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경주 최 부자 가문의 500년 장수 비밀도 상생 경영에
있었다. 최씨 일가는 소작농과의 분배 비율을 7 대 3에서 5 대 5로 바꿨다. 소작농의 주인의식을 자극하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상생경영을 했기에 오랫동안 만석꾼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경주 최 부자 가문의 500년 장수 비밀도 상생 경영에 있었다. 최씨 일가는 소작농과의 분배 비율을 7 대 3에서 5 대 5로 바꿨다. 소작농의 주인의식을 자극하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상생경영을 했기에 오랫동안 만석꾼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② 해외 동반진출 안착 방법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협력업체들과 특정 국가에 동반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동반 진출은 신속한 공급사슬 구축을 가능케 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다.
대기업이 협력업체들과의 해외 동반 진출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동반 진출 초기에는 협력업체들에 수주물량을 보장해
주고, 적정 수준에서 단가를 보장해 줌으로써 협력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둘째,
협력업체들의 금형개발비가 많이 들 때는 이를 조기에 상각해 줌으로써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셋째, 여러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원재료를 구매하거나 부품 및 소재 업체를 공동으로 발굴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 넷째,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곳에
진출한 협력업체들이 겪을 다양한 비영업 관련 문제를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반 진출하는 협력업체 역시 대기업만 쳐다보는 해바라기식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현지법인의 역량을 높이고 고객을 다변화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개척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③ 인사관리-조직문화 변화
진정한 동반 성장을 위해서는 구성원들로부터 동반 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 성장을 장기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우선 ‘갑’의 입장에 있는 기업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상생 경영 실천을 통해 얻을 구체적 효과와 혜택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평가제도 등을 통해 상생 경영을 아무리 강제한다 해도 내부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그 필요성과 효용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생을 위한
행동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내부 구성원 간의 상생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갑’ 구성원들 사이에서
다른 사람 및 조직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려는 문화와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갑’의 구성원들이 내부적으로 극심한 경쟁의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아야 ‘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면평가의 실시 및 활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동반 성장으로 인한 혜택의 대상을 단순히 몇몇 기업으로만 한정하지 말고, 고객과 사회 전체 등으로 확장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동반 성장은 과거 혜택을 많이 봤던 갑의 과실을 을이나 병에게 조금 떼어주는 게 아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이익과 편익을 늘리는 것이 핵심 목표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정리=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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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6호(2011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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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잡스의 핵심 경쟁력 비교 분석
▼ 통찰모형 스핑클
20세기 대표적 서양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사진). 그는 예술을 표현할 때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입체주의 미술 양식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고자 한 혁신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피카소는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술 소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 만나보지 않은 소재들 간의 결합을 추구했다. 이런 그의 천착 끝에 탄생한 게 바로 ‘콜라주’ 기법이다. 콜라주는 그동안 물감만 사용되던 캔버스에 피카소가 신문지나 모래, 헝겊, 벽지 등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피카소의 이런 시도에 당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캔버스에 물감이 아닌 천이나 모래, 벽지 등을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콜라주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팝 아트의 주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콜라주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는 21세기 정보기술(IT) 창조자의 대명사라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는 비결과 일맥상통한다. 신병철 WIT 대표가 통찰에 이르는 비결을 파블로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 극복이 출발점
▼ TRIZ 컨설팅
트리즈(TRIZ) 컨설턴트 A 씨는 핵심 공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사의 엔지니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었다.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는데 중간에 자꾸 굳어 후공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액체 성분은 절대 바뀌면 안 되고 온도나 압력도 변하면 안 됩니다. 파이프 속에 먼지 하나 들어가도 안 되고요. 바깥에 히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 좁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액체를 굳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아, 그런데 액체 성분은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공되는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하는 고객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 숙련된 트리즈 컨설턴트라면 트리즈의 문제 형식화 기법인 ‘기술적 모순(technical contradiction) 정의’에 따라 문제의 핵심만 짚어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파이프 주변에 히터를 설치하면 액체의 이동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히터를 설치할 공간이 좁아 주변이 복잡해진다.”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인 트리즈의 기본 관점은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순을 간파해 통찰에 이르는 트리즈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아웃소싱에 치우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비즈니스 분해(business disaggregation)를 최고의 경영 기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많은 관리자는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과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는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에 IBM 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는 아웃소싱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잠깐 멈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는 게 항상 옳은 것일까? 아웃소싱에 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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