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신한금융 아직 정신 못차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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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스톡옵션 관련 "이사회 기능 제대로 해야"
"외형확대 경쟁 `치킨게임'…전.월세 지원책 마련중"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3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 스톡옵션 행사를 일부 허용키로 한 것과 관련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라 전 회장과 이사회를 다 포함한 것"이라며 "이사회가 기능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이사회에서 2005~2007년에 라 전 회장에게 부여됐다가 신한금융사태 이후 보류가 결정된 30만7000여주의 스톡옵션에 대해 권한행사를 허용키로 했다. 이는 최근 검찰이 라 전 회장을 무혐의 처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은) 당국이 직접 관여하기는 어렵고, 이사회에서 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 은행의 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 과정에서 철저히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간담회를 연 배경으로 "은행의 지나친 외형확대 경쟁,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지배구조 문제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이 문제가 되면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은 실효성 있고 체계적인 경영진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CEO 자격기준을 수립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외이사 선임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고 절차를 적절하게 공시하는 등 사외이사가 CEO에 대해 적절한 견제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집단대출 및 기업대출 고객 유치를 위해 순이자 마진 및 수수료 수입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쟁적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재개하는 모습"이라며 "퇴직연금 및 방카슈랑스 판매 등에서는 변칙적 영업 등 금융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할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질적 변화없이 양적 확대경쟁을 하는 것은 무모한 '치킨게임'"이라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무분별한 외형확대 경쟁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금감원에서 철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7일 카드사 CEO들을 불러 간담회를 할 예정인 김 원장은 "카드는 외형 경쟁 조짐이 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은행들의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로 전·월세 자금 지원 강화를 꼽았다.

그는 "금감원은 은행의 전·월세 자금 지원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임차보증금 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제도와 관행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에서 전세자금난을 겪는 저소득 서민을 위한 맞춤 전·월세 자금 대출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다음 주 중 전·월세 자금지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 새로운 자본 건전성 관리기준인 `바젤Ⅲ'의 차질없는 도입 등을 은행의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간담회에는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의 대표 13명이 참석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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