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속타는 개성공단 “생필품도 공급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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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충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뚝심’있게 버티고 있다. 수출 거래처와 물량이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되고 있고, 원자재 수급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안전에 민감한 관광산업은 외국인 관광객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직격탄을 맞았다. 출경 및 물류이동이 통제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지식경제부는 25일 안현호 1차관 주재로 실물경제동향 비상점검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 이후 산업분야별로 변화를 체크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수출 및 외국인 투자 등 주요 부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경부는 “세계 각지의 KOTRA 무역관을 통해 외국 바이어 동향을 긴급 조사했다”며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번 사태가 장기적인 투자,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기업인 상하이원질무역, 박우그룹 등은 전쟁 발발 가능성을 일축했으며 영국 테스코, 일본 아사히글라스 등 주요 투자자들도 장기 투자계획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안전에 민감한 관광업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의 동요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세방여행 관계자는 “최근까지 호텔 방이 모자라고 대기하는 고객이 많을 정도로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는데 연평도 포격 이후 150여 명이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며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그룹도 방한계획을 취소하는 등 당분간 영향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여행 분야에서도 일부 바이어가 한국 방문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일본 소니는 다음 달 초 예정된 방한을 연기하겠다고 밝혔으며 벤처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폴란드 바이어 2명도 안전을 이유로 참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출경과 물류가 통제된 개성공단 입주업계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업체 대표들은 사건 당일에 이어 24일에도 서울 중구 서소문동 개성공단기업기업협회 사무실에 모여 3시간이 넘도록 대책을 논의했지만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다.

업체 대표들은 무엇보다 개성에 남아 있는 직원들의 신변 안전이 걱정이다. ㈜에스제이테크 유창근 대표는 “개성에 6명의 직원이 남아 있는데 물류가 통제돼 생필품이나 난방용품도 전달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통제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이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윤성석 ㈜티에스정밀 대표는 “라인을 돌리지 못하면 고객사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 등 공장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도발이 자꾸 이어지면 개성공단은 정치적 문제를 떠나 자연스레 고사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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