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집]그린홈! 기술이 ‘착한 아파트’를 만들어가요

  • Array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태양광·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
2020년엔 ‘에너지 비용 제로’ 아파트 등장할 듯

그래픽 임은혜 happymune@donga.com
그래픽 임은혜 happymune@donga.com
《#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한 김모 씨.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태양광으로 데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신문을 보면서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와 토스터 등을 이용해 아침식사를 한 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주방에 설치된 투입구에 버린다. 그리고 출근을 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한 가스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이 외부의 빛을 끌어들인 주차장은 등을 켜지 않았는데도 대낮같이 밝다. 그날 밤 회식을 한 뒤 차를 회사에 두고 밤늦게 돌아온 그는 낮에 태양광으로 모아둔 전력으로 작동하는 보안등과 태양광 유리블록이 밝은 빛을 내는 단지 내 보행로를 따라 안전하게 귀가한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건설사들이 이처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 급탕비가 전혀 들지 않는 ‘그린홈’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어 10년 뒤인 2020년경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는 소비자 중 일부는 김 씨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해양부가 2012년부터는 기존 주택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30% 이상 줄인 아파트에만, 2017년부터는 에너지 절감률 60%, 2025년부터는 냉난방비와 급탕비가 단 한 푼도 안 나오는 절감률 100% 아파트에만 건축허가를 내줄 예정이어서 규제를 앞서 피해가려는 건설사들이 2020년경에는 에너지 절감 100% 아파트를 선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 ‘에너지 제로 하우스’ 못 지으면 건설사 도태

정릉 e편한세상 태양광발전시스템(왼쪽). 대우건설 단지 내 풍력발전기.
정릉 e편한세상 태양광발전시스템(왼쪽). 대우건설 단지 내 풍력발전기.
그린홈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이 회사는 이미 2005년 국내 최초로 기존 아파트 대비 냉난방 비용이 20∼30%밖에 들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 2008년에 분양한 울산 유곡 e편한세상에 이 기술을 처음 도입했으며 지난해에는 신당e편한세상에 40% 절감형 주택을 공급했다. 올해 4월에는 “수원 광교 e편한세상을 시작으로 앞으로 짓는 모든 아파트는 에너지를 50%까지 절감하는 ‘스마트 에코 e편한세상’ 모델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 에코 e편한세상 저에너지 주택에는 총 30여 가지의 ‘녹색 기술’이 적용된다.

대림산업은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존 스티로폼 대비 15% 단열성능이 우수한 신소재 단열재를 적용한다. 또 건축물에서 단열이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전체 열에너지 가운데 약 30%가 손실되는 창호를 대폭 개선했으며 삼중 유리에 은(銀) 코팅을 더해 열 손실을 차단할 수 있는 양면 ‘로이(Low Emissivity)’ 삼중 유리 거실 창호를 적용했다. 현관문, 발코니, 출입문 등 내부에 설치되는 문의 단열성능도 법적 기준 대비 최고 2배까지 끌어올렸다. 이 밖에 빗물 재활용, 태양광과 지열 등을 이용한 보일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스스로 열을 내거나 냉기를 뿜는 벽체 등을 이용해 2020년까지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이 없는 그린 홈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주거상품 상품 전략인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을 발표했다.

그린 프리미엄은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를 아파트에 적극 도입해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응하고, 고객들에게 유지관리비 절감을 통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친환경 웰빙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상품전략이다.

대우건설은 1995년 업계 최초로 친환경 개념을 공동주택에 도입한 ‘그린홈, 크린아파트’를 선보였으며, 2003년부터는 이를 계승한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내세워 친환경 철학과 기술력을 과시했다. 현재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태양광 블라인드 창호, 바이오가스 발전시스템,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1단계로 지난해 10월 분양한 인천 청라 푸르지오에 30%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했다. 대우건설은 2011년에는 50%, 2014년 70%, 2020년에는 에너지 절감률 100%인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연구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총 48가지의 그린 프리미엄 주거상품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주택문화관 ‘푸르지오 밸리’에 상설 전시하고 있다.

○ ‘연료전지 주택’도 곧 출현

현대건설 에너지 놀이터(왼쪽). 대림산업 에너지관리시스템(EMS).
현대건설 에너지 놀이터(왼쪽). 대림산업 에너지관리시스템(EMS).
한화건설은 3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기술제휴해 기존 주택 대비 85% 이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친환경 미래주택기술인 ‘제로 에너지 솔라 하우스(ZESH Ⅱ)’ 기술을 이전받았다. 한화건설은 이미 경기 남양주시 별내 꿈에그린, 인천 에코메트로 3차 더타워 등에 태양광 설비를 하는 등 20% 에너지 절감 주택을 선보이고 있으며 ZESH Ⅱ를 통해 2015년까지 공동주택의 100% 에너지 절감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이갤러리 내에 ‘그린 스마트자이’ 홍보관을 열고 최첨단 그린 기술 개발의 첫 단계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미래주택 ‘그린 스마트자이’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그린 스마트자이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적용한 에너지 절감형 미래 주택으로 태양에너지, 바람 등 탄소 발생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여러 아파트 단지가 나눠서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현대건설도 제로 에너지 하우스 구현을 위해 태양광, 소형 풍력발전, 지열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힐스테이트 단지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전력생산의 경우 옥탑 조형물 위에 일조시간, 양 등을 측정한 후 최적의 발전이 가능한 위치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각 가구에 공급하게 된다. 단지 주변에 설치되는 소형 풍력발전기로는 단지 내 가로등이나 수목조명 등을 밝히고 지열로 생산한 전기로는 관리사무소와 커뮤니티시설 등의 냉난방을 해결한다. 현대건설은 특히 지난해 9월 국내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GS퓨얼셀과 연료전지 보급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아파트에 친환경 에너지인 연료전지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연료전지는 도시가스를 수소로 변환한 뒤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효율이 높고 탄소배출량이 적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까지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에너지 30% 절감 기술개발을 완료해 실제 분양 단지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에너지 50% 절감형 주택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열재는 건물 밖에 설치하는 외단열 공법, 가구별 에너지 관리시스템, 태양광, 연료전지 등의 적용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 밖에 옥상과 벽면녹화, 중간층 정원을 도입한 ‘에코 파사드 디자인’, 친환경, 자연소재를 적용한 인테리어 디자인 개발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