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식품/매운맛의 유혹… “지구촌 입맛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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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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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 등 70개국 수출
오리온 초코파이 中서 불티
CJ 고추장 미국시장 진출
남양분유 중앙亞 본격 공략
동원양반김 日서 70억 매출

‘세계인의 입맛을 잡아라!’ 한국 식품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석권한 명품식품을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과 오리온은 ‘신라면’과 ‘초코파이’라는 파워브랜드로 중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고추장과 남양유업의 분유제품, 동원F&B의 김은 치밀한 현지화 전략이 돋보인다.

○ 중국은 세계시장 공략의 교두보

전 세계 70여 개국에 라면 스낵 등을 수출하는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1996년 중국 상하이에 최첨단 라면공장을 세운 데 이어 칭다오 선양 등지에 잇달아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2008년 상하이공장을 확대 이전해 연간 4억 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진산(金山)공장도 준공했다.

신라면 브랜드를 중국인에게 각인시키려는 마케팅 전략도 눈길을 끈다. 농심은 ‘만리장성에 와보지 않은 자는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마오쩌둥의 말을 인용해 ‘매운맛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吃不了辣味非好漢)’라는 광고 문안을 고안해 TV 광고를 방영하면서 매출 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

오리온은 국민과자였던 초코파이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최근 중국에서 더욱 주가를 올리고 있다. 초코파이는 중국에서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유(好麗友)’로 불리고 결혼식 답례품으로 증정되기도 한다. 외상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시장에서 술 담배를 제외하고 선금거래를 해야 하는 몇 안 되는 제품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오리온은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파란색이었던 초코파이 포장을 붉은색으로 바꾸는 등 ‘컬러마케팅’을 통한 현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현지화 전략으로 외국인 입맛 잡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계열사에서 ‘Annie chun's’라는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고추장 소스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핫소스’로 고추장을 육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고추장 소스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서구인들의 입맛 공략을 목표로 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매운맛에 대한 수용성 자료를 수집했고 제품 콘셉트를 ‘코리안 스위트 앤드 스파이시(Korean sweet and spicy) 소스’로 잡았다.

최근 미국의 10대 유통업체인 ‘HEB’와 입점계약을 맺고 이 업체의 350여 개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추장 소개 사이트인 ‘마이고추장닷컴(www.mygochujang.com)’도 개설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고추장을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도 소개했다.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10여 개국에 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분유 수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카자흐스탄은 2008년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가 매년 20%씩 성장할 유망한 분유 시장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대한산부인과학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분유라는 점을 내세워 해외 바이어들을 공략하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다. 카자흐스탄 대도시 병원과 약국 등에 입점계약을 맺는 등 판매루트도 다양화했다.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 수출로만 연간 매출 50억 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신규 수출국을 2, 3개국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1989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동원F&B의 ‘동원 양반김’은 지난해 일본에서만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4년 일본 최대 맥주회사인 아사히맥주와 제휴해 ‘김치맛 김’과 ‘와사비맛 김’ 등 안주 전용 김을 개발해 성공을 거뒀다. 포장 디자인에서 김과 밥의 이미지를 과감히 들어내고 맥주가 가득 차 있는 맥주잔을 넣어 양반김이 맥주 안주로 최고라는 이미지를 심은 것이 주효했다. 이 두 가지 제품은 2005년 12월부터 러시아에도 수출해 현재까지 총 155만 달러어치를 판매했으며 태국 몽골 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동원F&B는 1986년 ‘두 번 구운’ 콘셉트와 양반김이라는 브랜드로 조미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약 6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동원 양반김은 올해 약 68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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