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전자/삼성-LG의 가전과 디지털,6대륙 점령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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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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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시장 19년간 세계 1위
스마트폰 ‘삼성신화’ 도전장

LG전자
에어컨 판매 1억대 돌파
‘인피니아’ 세계 TV 1위 야심

‘월드 베스트 기업’의 조건은 무엇일까? 세계 어디서든 알아주는 회사,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 유행을 선도하는 그룹…. 기준은 다양하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적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이 두 기업을 떠올리지 않을까. 1960년대 TV수상기와 냉장고에서 시작해 휴대전화, 3차원(3D) TV까지 두 기업이 세계 시장을 넘나들며 지금껏 도전해 온 세월은 월드 베스트 코리아의 역사다.

○ 삼성전자의 집념


1992년은 삼성전자로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세계 D램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해이기 때문이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사업에 뛰어든 지 18년 만에 세계 시장에 우뚝 선 셈. 1994년에는 미국 일본에 앞서 256M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D램 기술에 관한 한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D램 반도체 점유율은 35.5%에 이른다. 20년 가까이 D램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시장 1위’의 역사는 TV로 이어졌다. 2006년 4월 ‘보르도 TV’를 내놓고 세계 시장 1위에 오른 것. 1971년 흑백 TV를 파나마에 처음 수출한 이래 35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2002년 화질엔진 기술 ‘DNIe(디지털 내추럴 이미지 엔진)’를 개발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세계 TV시장 점유율은 22.6%로 일본의 소니(11.5%)보다 2배 가까이 많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TV에 이어 올해 3D TV까지 TV 시장에서도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3D TV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21세기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전 분야는 휴대전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북미 휴대전화 시장에서 연간 출하량 4850만 대, 시장 점유율 25.7%로 1위에 올랐다. 두께 5.9mm의 ‘울트라에디션 5.9’부터 풀터치폰 아몰레드폰 등 다양한 휴대전화로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최근에는 독자 운영체제(OS) ‘바다’와 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냈다.

○ LG전자의 도전


LG전자 ‘홈 어플리언스(HA) 사업본부’의 역사는 ‘한국 최초’의 역사다. 1965년 냉장고를 시작으로 1968년 에어컨, 1969년 세탁기, 1979년 청소기 등 줄줄이 국내 첫 제품을 쏟아냈다. 최근에는 핵심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드럼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기술과 냉장고의 소비전력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리니어 컴프레서(압축기)’ 제조 기술이다.

지난해 LG전자는 에어컨 사업을 따로 분리해 ‘에어컨(AC) 사업본부’를 세웠다. LG전자의 에어컨은 ‘가전 LG전자’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2008년 11월 에어컨 누적판매 1억 대 돌파, 지난해 세계 시장 매출 50억 달러 기록 등 가정용 에어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05년 시스템에어컨 ‘멀티 브이’를 내놓으며 상업용 에어컨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2012년까지 상업용 에어컨 매출을 AC사업본부 전체의 5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LG전자의 최근 신성장동력은 TV와 휴대전화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1∼3월) 평판 TV 시장에서 12.8%의 점유율로 소니(11.3%)를 처음 앞섰다. 2분기(4∼6월)에는 액정표시장치(LCD) TV 판매량 355만 대로 LCD TV 사업 시작 10년 만에 소니(320만 대)를 처음 제쳤다. LG전자는 올해 2월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아’를 만들어 ‘세계 TV시장 1위’ 목표를 세웠다.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그간 초콜릿폰 롤리팝폰 쿠키폰 등 감각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의 주력 분야는 스마트폰. 구글의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등의 OS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20종 넘게 선보인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역동 경영으로 전 분야 1위 도전”


삼성전자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 여건과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매출 100조 원, 이익 10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브랜드 가치도 175억 달러로 19위를 차지하는 등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사진)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엔진 확보에 집중한다면 10년 뒤 매출 40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초일류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 사장은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주력사업 외에도 모든 제품이 모든 지역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경영을 해 나갈 방침”이라며 “그 일환으로 작년 말 사업구조를 개편해 스피드와 효율을 높였고 지속적으로 창조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제도개선을 해왔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아직 성장 잠재력이 많은 컴퓨터, 프린터, 시스템 LSI, 생활가전, 네트워크, 디지털 이미징 등의 육성사업에서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태양전지, 헬스케어 등 기존에 없던 신사업을 발굴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창출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사업 전개를 통한 경쟁력 확보 △소트프웨어와 콘텐츠 친화적 사업체제 구축 △건강, 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기술 선점 △사업 간 시너지 창출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단연 3차원(3D) TV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D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내놓아 ‘3D TV=삼성’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게 하는 한편 콘텐츠와 안경 등 최고의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갖췄다면 올해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월드 베스트’를 이어가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창조적 리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 “B2B-신사업 등 고수익 구조 재편”▼


“올해는 금융위기 이후의 중대 기로이면서 경쟁사들의 시장 확대 전략 강화, 중국기업의 급부상, 원자재가격 상승 등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글로벌 베스트’가 되기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겁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사진)이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선정한 LG전자의 올해 중점 추진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혁신 △세계화 전략으로 요약된다.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회사의 전열을 고수익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기업 간 거래(B2B)와 신사업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또 서유럽 등 B2B 전략국가 중심으로 상업용 에어컨과 디스플레이 영업력 강화가 추진된다. 또 헬스케어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과 시기에 맞는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합병(M&A)은 신사업 중심으로 여러 기회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3∼5년 이내에 반드시 승부를 내야 미래생존이 가능하다고 봤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잠시 잠잠했던 일본 업체들이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있고, 중국 업체는 이미 바로 뒤까지 따라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사업구조를 잘 다듬고 마케팅에 투자하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가능하지만, 두 자릿수 이익률로 성장하려면 어림없다.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혁신의 사례로 애플을 거론했다. 남 부회장은 “애플은 우리가 구현하지 못하는 기술도 없으며 애플이 직접 갖고 있는 기술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의 혁신 생태계가 차별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남 부회장 취임 이후 3년간 진행해 온 글로벌화 작업은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는 5명의 현지인이 법인장으로 선임돼 현지인 법인장이 모두 6명으로 늘었다. 남 부회장은 “인재 영입과 시스템, 프로세스를 최고 수준으로 구축해 왔기 때문에 예상했던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회사 중장기 전망을 밝게 본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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