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한달간 박스권 장세”… 매수 타이밍 늦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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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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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긴축 등 외부충격 반영 속 국내 경기 상승세도 둔화
증시 큰폭 상승-하락 없을 듯… 부담 적은 종목 관심을

2월 들어 코스피가 오르든 내리든 3일을 못 버티며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연초 6조 원에 이르던 거래대금도 최근 닷새간 3조 원에 그치며 한산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3월에도 코스피가 1,500∼1,700 선에서 등락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확실하게 가격이 싼 종목이 아니라면 매수 타이밍을 좀 더 늦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증시 상승탄력 둔화

2월 증시는 월초에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큰 폭으로 내렸지만 그 후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 합의,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초부터 줄줄이 이어진 중국 긴축 움직임, 미국의 은행 규제안, 남유럽 재정위기 같은 외부 충격이 이미 증시에 상당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해당 국가들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릴 수는 있지만 그 진폭은 이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 사태가 EU 내에서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만약의 사태처럼 새로운 외부 변수가 생긴다면 주가가 더 밀릴 수도 있다.

국내 변수로는 경기선행지수의 고점 여부와 경제회복 정도, 기업실적 개선 정도,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 지속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는 이미 고점에 근접했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모멘텀이 둔화돼 지수의 상승 탄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수출, 산업생산 같은 경기 동행지표의 상승세는 본격화돼 하방경직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상승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하락 후 기술적 반등시기에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한번 위축되고 나면 양파 껍질 벗기듯 계속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오히려 기술적 반등으로 주가가 1,630∼1,640 선에 근접했을 때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 실적 또는 중국 수혜 업종에 관심

업종별로는 1분기 실적 개선이 상대적으로 큰 금융, 경기소비재, 소재업종이나 저평가 정도가 큰 정보기술(IT) 업종, 중국 내수 시장 확대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계, 자동차 및 게임 업종을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박스권 장세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이상 이어질 수도 있어 이 기간에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크게 떨어지지도 않아 심적으로 덜 괴로울 수 있는 종목을 고르라는 것.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고점과 비교했을 때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서 그나마 상승 여력이 있거나 지난해 경기침체의 타격이 커 올해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철강, 해운, 항공이나 중국 내수시장의 수혜를 볼 자동차업종으로 보유 종목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승추세 둔화로 올 3, 4월 정도 1,500 근방에서 저점을 찍은 뒤 하반기 들어 미국 고용시장 안정과 2011년 경제성장 기대감으로 천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매수 시점을 좀 기다리되 저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이 드는 시점부터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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