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탄력… 관련종목 어떤게 뜰까

  • Array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리콜 사태’로 주도권 싸움 가열
연료-2차전지 업체와 협력 중요
“현대차, LG화학 등과 제휴 필요”


최근 도요타와 혼다 같은 일본 자동차업체가 대규모 리콜사태를 맞자 전기자동차 주도권을 되가져오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은 전기차 선점을 위한 각국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전기자동차 양산체제를 구축하려던 일정을 2013년에서 2011년으로 앞당겼다. 아울러 2015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10%로 높이고 2020년 국내 소형차의 10%를 전기차로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세제 지원도 검토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여서 가시적인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산업이 성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므로 현대차와 기아차,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같은 관련 종목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 시작

정부가 저속전기차의 안전기준 및 도로주행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관련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자동차안전기준 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해 3월 30일부터는 저속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운행하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운행 가능도로를 정하고 검경의 단속규정까지 손질해야 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가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석유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석유 사용에 대한 제약은 점점 더 심해지는 반면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충전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해 전기차가 친환경차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현재 일본 닛산은 2015년 미국의 전기차 수요를 100만 대, 2020년 세계 전기차 수요를 600만 대로 예상하고 있다. 미 투자은행 JP모간은 2019년 세계 전기차 수요를 1300만 대로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는 4인용 전기차 아이미브를 현재 시판 중이고 미국 GM은 시보레볼트를 올해 말 시판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르노가 2인승 전기차를 2011년부터 시판하고 BMW, 벤츠, 푸조 등도 2012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한국에서는 현대차가 i10을 기반으로 2010년부터 전기차를 시판할 계획이다.

○ 상용화 뒤진 현대차에 기회 될수도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상용화는 지금까지 비교적 점진적으로 진행돼온 자동차산업의 기술 발전을 비약적으로 변화시켜 전체 자동차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이나 전자업종에 비해 기술 변화는 느리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존재했던 자동차산업의 특성이 빠른 기술 변화, 낮은 진입장벽으로 바뀌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재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 같은 핵심부품 이외의 부품은 이전에 비해 크게 줄고 단순화된다”며 “이에 따라 기존에 중요했던 내연기관의 효율성과 관련된 기술의 비중이 줄고 연료전지, 2차전지를 생산하는 비자동차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철강과 내연기관 관련 계열사를 보유한 현대·기아차그룹이 고유의 강점을 잃어 매출감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전기차의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이미 일본, 미국 같은 선진국보다 3년 이상 전기차 상용화가 뒤진 것도 한국 업체들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 같은 국내 배터리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며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유리한 한국의 지형 특성을 이용한다면 몇 년 뒤에는 전기차 선진국으로의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