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A씨… 845주 3차례 분할매수 후 나눠서 팔아 차익 실현 단기매매 B씨… 한꺼번에 주식 샀다가 한달도 안돼 모두 팔기 반복
주식을 사고파는 빈도가 잦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주식투자자라면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사고팔기를 반복한다.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것 같으면 서둘러 팔고, 특정 주식이 오르는 것 같으면 아직 늦지 않았다며
추격 매수에 나선다.
본보 증권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월 22일까지 삼성전기를 꾸준히 보유한 고객과 사고팔기를 반복한 고객의 매매 일지를 입수해 수익률을 비교 분석해 봤다.
○ ‘클릭’할수록 떨어지는 수익률
A 씨는 지난해 6∼8월 세 차례에 걸쳐 5527만2500원을 들여 삼성전기 주식을 산 뒤 중간 중간 총 615주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230주를 현재까지 갖고 있다. A 씨가 차익 실현한 돈과 22일 현재 보유한 주식의 시세를 합한 금액은
8133만4500원으로 거래세와 수수료를 빼도 수익률이 46%를 웃돈다.
반면 B 씨는 지난해 7월 13일 주당
6만2200원에 삼성전기 200주를 산 뒤 2주 정도 지나 6만9000원에 200주를 모두 팔았다. B 씨는 이 종목의 주가가
계속 오르자 9월 1일 8만9500원에 100주를 샀고 일주일 만에 10만1500원에 전부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래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자 12월 10만2500원에 300주를 다시 사는 추격 매수에 나섰다. 1월 들어 이 주식이 9만 원대를
맴돌자 22일 9만4900원에 모두 손절매했다.
B 씨가 A 씨와 가장 다른 점은 주식을 한꺼번에 샀다가 한꺼번에
팔았다는 점이다. 160주를 산 지 한 달도 안 돼 모두 매도했고 팔아치운 종목의 주가가 더 오르자 9월 초에 100주를 다시
샀다가 일주일 만에 매도했다. 샀다 팔았다를 반복한 B 씨는 4965만2000원을 투입해 0.53%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수수료 13만5928원과 거래세 31만3680원을 빼고 나면 수익률은 ―0.32%로 원금도 못 건졌다.
‘단타
매매=낮은 수익률’ 현상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조사통계팀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11일부터 12월
1일까지 개인투자자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식을 ‘거의 매일’ 거래한다고 답한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10.8%인 반면 ‘1주일에 1, 2회’는 ―6.8%, ‘1개월에 1회’는 ―1.9%로 나타났다.
○ 단타보다는 장타로 분할 매매해야
전문가들은 잦은 매매가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정확한 매매 타이밍을 잡기 어렵고 매매비용이 수익률을 깎아먹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주미 신한금융투자 WM부장은 “A 고객은 저평가 우량주를 사서 시세 변동에도 뚝심 있게 버틴 반면 B 고객은 잦은
매매로 수익에 비해 많은 매매비용을 지불한 것이 패인”이라며 “유망 종목이라도 적절한 매매 타이밍을 잡는 일은 전문가도 어렵기
때문에 단기적 시세변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동근 대신증권 전무는 “오르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추격 매수하고 내리면 큰일 나는 것 아니냐며 서둘러 파는 ‘뛰는 토끼 잡기’식 투자로 가다 보면 시장 수익률만큼도
이익이 안 나고 매매비용만 지불하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타 매매가 하락장에서는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해 말과 같은 강세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며 “어떤 경우에도 분할 매수, 분할 매도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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