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천연가스 가격 상승 시점 임박했나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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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심리로 상품시장이 강세고 석유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달러화 약세가 인플레이션 방어심리를 자극하면서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은 초강세다. 그런데 유일하게 오르지 않는 상품이 있다. 바로 천연가스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용도가 같고 가격도 거의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도 올 들어 유가는 50%나 올랐으나 천연가스 가격은 오히려 50%나 떨어졌다. 과거에 좀처럼 볼 수 없던 이상현상이다.

천연가스가 못 오르는 이유는 첫째 수요와 공급 간의 시차 때문이다. 석유와 달리 천연가스는 재고를 쌓아두기 어려워 실질 수요가 늘어나 공급량을 초과해야 가격이 오른다. 공급은 줄이기 어려운데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한다. 이번 세계경기 후퇴로 수요가 급감한 상태에서 아직 실질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반면 공급량은 여전해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실질수요와 투자수요의 차이 때문이다. 석유는 사재기를 해서 재고비축을 할 수 있고 가격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천연가스는 투자자가 사재기를 해서 비축할 수 없다. 따라서 천연가스는 실질수요만 작용한다. 실질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공급과잉 현상으로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석유가격이 올라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석유가격에는 실질수요보다 투자수요에 의한 가격상승 요인이 훨씬 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대체재이기 때문에 과거 이들의 가격흐름을 보면 거의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고 시차적으로 천연가스가 석유에 약간 후행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대개 천연가스가 석유에 6개월 정도 후행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석유가격이 올라가면 천연가스는 결국 유가에 뒤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다.

현재 시점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첫째, 석유가 3월 바닥에서 오른 이후 6개월이 지났다. 둘째, 매년 4분기에 동절기 에너지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했던 계절적 요인이 있고 마지막으로 유가 대비 천연가스 가격의 저평가 현상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격배율은 장기적으로 8배 수준이었다. 현재 이 배율은 20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차트상으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천연가스 가격 추이를 보면 바닥에서 강한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다. 가격흐름의 기술적 분석상 고점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조만간 하락할 신호로, 반대로 저점 수준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조만간 상승할 신호로 해석된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해외 천연가스 자원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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