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의 공포…1600원선 사상 첫 돌파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10일새 86.14원↑… 부품수입 업체-엔화대출 기업 비명

원-엔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00엔당 1600원을 넘어서면서 일본산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거나 대규모 엔화 대출을 받은 한국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엔고는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때문에 ‘플러스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5원 오른 100엔당 1600.56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1600원대를 보인 것은 1977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이달 9일 이후 10거래일간 100엔당 86.14원이나 급등했다.

○ 부품 수입업체에 ‘직격탄’

경기 수원시에서 체인형 식품센터를 운영하는 최모 씨(46)는 2006년 2억2000만 엔의 엔화 대출을 받았다. 100엔당 환율은 850원, 금리는 연 1.95%였다.

최 씨는 “당시 저금리로 손쉽게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엔화대출이었다”며 “금리가 2배로 뛰어도 한국의 시중은행 대출보다 싸다는 생각에 대출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100엔당 1500∼1600원으로 환율이 올랐고, 엔화 대출금리도 4.5%로 뛰었다. 그는 “엔고와 고금리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이런 와중에 국내 경기까지 나빠 매출액이 완전 반 토막이 났다”며 한숨지었다.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도 엔화 대출자 못지않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원자재를 구매한 뒤 완성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한국의 산업구조 특성상 엔화 강세의 부정적 여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 수출 기업에는 ‘기회’

꼬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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