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3박자 특단처방’ 강력권고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0분


美 기준금리 유지… 시장의 봄은 언제?28일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숙인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이후 경제가 더욱 악화돼 저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를 종전대로 역대 최저 수준인 0∼0.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美 기준금리 유지… 시장의 봄은 언제?
28일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숙인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이후 경제가 더욱 악화돼 저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를 종전대로 역대 최저 수준인 0∼0.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금리인하 더… 경기부양책 더… 국제공조 더…

“인플레보다 디플레 위험에 직면” 진단

수요 촉진위해 금융부실부터 해소돼야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해소해줘 대출에 나서게 하라.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으니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부양책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28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춘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도록 각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와중에 자산가치가 급속히 하락하는 것을 가리킨다. IMF는 우선 금융권의 부실자산 급증으로 돈이 돌지 않고 있는 점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금리인하와 함께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과 유럽, 은행 부실자산 해소에 5000억 달러 필요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8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각국 정부의 다양한 조치에도 금융권의 부실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실물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해 자금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한 세계 경제의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국들이 금융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에 미국과 유럽이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해소하려면 50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IMF의 제이미 카루아나 금융담당 자문역은 미국 은행들이 부실대출과 보유 주식 가치의 하락 등 자산 부실화로 인한 손실 규모가 2조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손실추정액 1조4000억 달러에 비해 8000억 달러 증가한 것이다.

카루아나 자문역은 “금융권 부실자산 해소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야

IMF는 또 각국 중앙은행들이 그동안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춰왔지만 아직도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며 금리인하를 권고했다.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3.5%에 달한 후 올해는 기록적으로 낮은 0.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해소된 만큼 금리를 낮춰 경기회복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오히려 글로벌 경제가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1.6%) 일본(―2.6%) 독일(―2.5%) 영국(―2.8%)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올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디플레 위험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주택시장이 계속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디플레 위험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2002∼2003년 발생했던 것과 같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IMF는 또 대규모의 경기부양책 방식과 관련해 수요를 진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랑샤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파문이 일어난 데 대해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중국 환율을 시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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