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中日 금융 협력 ‘윈윈 모델’ 創案하고 행동하길

  • 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9분


한국 중국 일본은 11월 26일 도쿄에서 재무부, 중앙은행, 금융감독기관의 고위 당국자가 참석하는 ‘거시경제 금융안정화 워크숍’을 연다.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외환보유액 1, 2위 국가와 우리나라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여서 기대가 크다. 주최국인 일본의 언론들은 금융위기가 아시아 경제에 주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국이 힘을 합쳐 위기 극복 의지를 보여준다면 시장의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수차례 접촉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도 6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만나 재정정책 및 통화시장에 관한 정보교류 폭을 넓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그제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정작 한중일 정상 사이에는 아직까지 아무런 접촉이 없다. 늦은 감이 있지만 3국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금융 협력방안을 구체화하기 바란다.

한중일이 힘을 합하면 세계 경제무대에서 영향력과 발언권을 키울 수 있다. 한중일의 외환보유액은 EU의 핵심 국가인 영국 독일 프랑스의 외환보유액을 합한 8100억 달러의 3배가 넘는 2조7500억 달러에 이른다. 한중일의 국내총생산(GDP)은 8조6300억 달러로 영국 독일 프랑스의 8조7100억 달러와 비슷하다. 한중일은 세계 경제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상호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때 팔짱을 끼고 있으면 한중 정상이 구축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도, 한일이 지향하는 ‘신시대’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다행히 한중일이 공조체제를 구축할 여건은 성숙돼 있다. 8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 창설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금융기관 감시체제 확립은 3국 모두에 절실하다.

세계는 지금 교통 및 통신의 발달로 촉진된 세계화와 인접 국가끼리 경제블록을 형성하는 지역주의의 두 흐름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한중일은 금융 협력의 ‘윈윈 모델’을 창안(創案)하고 행동할 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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