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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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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설립돼 금속포장용기와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는 남선알미늄.
이 회사는 알루미늄 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각종 신제품을 쏟아내고 ‘1000만불 수출탑’(1988년)을 수상할 정도로 ‘잘나가는’ 회사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오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거래하던 지방 건설사들이 연달아 부도로 쓰러지면서
남선알미늄의 매출액은 뚝 떨어졌다.
게다가 당시 원-달러 환율이 폭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해외 원자재 구매가격도 껑충 뛰었다. 》
결국 남선알미늄은 1998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만성적자도 그때부터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초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남선알미늄을 인수해 긴급 자금을 지원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약 10년 만에 각종 투자가 진행되면서 회사가 서서히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3월 워크아웃도 졸업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임선진 사장은 “사원들이 10년간 워크아웃 상태에 있다 보니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었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직후 두 달 동안 수시로 간담회를 열고 매주 화요일 ‘맥주 토크’ 시간을 가지며 사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교육 및 학습의 기회도 늘려 역량 강화에 힘썼다. 임 사장은 또 흑자전환을 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신제품 출시라고 판단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했다. 남선알미늄은 기술연구소를 갖고 있고 실용신안 및 특허 보유 건수도 업계 최고 수준일 정도로 기술력이 높은 편. 하지만 10년 동안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최근 분위기는 좋다. 개발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완성한 방폭창(防爆窓)이 최근 한국 국방연구소와 미국 국방부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회사 측은 “미국 국방부의 테스트를 통과한 곳은 남선알미늄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4곳뿐”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방폭창 사업이 남선알미늄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믹 코팅 사업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알루미늄 표면 처리를 위해 과거에는 불소수지 도료를 사용했지만 환경 문제로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세라믹 코팅은 불소수지 도료를 대체하기 때문에 향후 환경 중시 경향과 맞물려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남선알미늄은 이달 초 자동차 부품기업인 대우라이프를 인수했다. 양사는 최근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알루미늄 부품 개발에 착수했다. 알루미늄과 자동차 부품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임 사장의 목표다.
임 사장은 “높은 기술력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