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증권결제원 직원 평균임금 1억 육박
지난해 전체 공기업 가운데 증권예탁결제원 직원의 연평균 임금이 1억 원에 육박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중에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장의 연봉이 지난해에 이어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기획재정부가 27일 내놓은 ‘공기업 경영정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02개 공기업 직원의 연평균 임금은 5341만 원으로 2006년에 비해 257만 원(5.1%) 증가했다.
이런 임금 증가율은 지난해 재정부(당시 기획예산처)가 공공 부문에 대해 성과급을 뺀 ‘2007년 임금 인상 상한선’으로 제시한 2%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재정부는 “기본급의 최대 500%까지 줄 수 있는 성과급이 많이 반영돼 임금 증가율이 높게 나왔다”며 “각종 지침을 어긴 곳이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전체 공기업 가운데 증권예탁결제원의 평균 임금이 9.8% 오른 9677만 원으로 최고 수준이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신입사원 채용 때 점수표를 조작해 합격자를 바꿔치기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곳. 채용 비리 이면에는 이 같은 높은 연봉 조건이 있었던 셈이다.
산업은행의 직원 연봉은 2006년에는 1위였지만 지난해에는 9296만 원으로 한 계단 밀렸다. 이어 코스콤(9185만 원), 산은캐피탈(8917만 원), 금융감독원(8784만 원), 한국전기연구원(8736만 원) 등의 순이었다.
공기업 CEO 중에선 산은 총재 연봉이 6억1200만 원으로 최고였다. 전년보다 17.5% 줄었지만 1위 자리를 지킨 것. 이어 수출입은행장(5억6800만 원), 기업은행장(5억5800만 원), 산은캐피탈 사장(5억3100만 원) 등이 지난해 5억 원을 넘는 고액 연봉을 받았다.
전체 공기업 CEO의 작년 평균연봉은 1억5400만 원. 이 중 공공성보다 상업성이 강해 우선 민영화 대상으로 꼽히는 24개 공기업 CEO의 연봉은 지난해 2억2000만 원으로 2006년보다 11.4% 증가했다.
경영이 방만한 정도를 평가할 때 많이 거론되는 CEO 업무추진비는 평균 2400만 원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업무추진비가 1억16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산은, 근로복지공단, 국방과학연구소,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소비자원도 7000만 원 이상이었다.
302개 공기업 가운데 지난해 적자를 낸 곳은 89곳(29.5%)이었다. 급여는 많지만 실적은 부진했던 셈. 신용보증기금(적자 4369억 원), 철도시설공단(3197억 원), 기술보증기금(3164억 원) 등이 대규모 적자를 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지난해 공기업 직원 평균 임금 순위 | |||
순위 | 공기업 | 평균 임금(원) | 증가율(%) |
1 | 증권예탁결제원 | 9677만 | 9.8 |
2 | 산업은행 | 9296만 | 1.9 |
3 | 코스콤 | 9185만 | 2.1 |
4 | 산은캐피탈 | 8917만 | 13.1 |
5 | 금융감독원 | 8784만 | 2.7 |
6 | 한국전기연구원 | 8736만 | 11.4 |
7 | 기업은행 | 8484만 | 7.0 |
8 | 수출입은행 | 8461만 | 0.6 |
9 | 전자통신연구원 | 8373만 | 5.4 |
10 | 한국기계연구원 | 8257만 | 10.6 |
증가율은 2006년 대비. 자료: 기획재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