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 개인 “사자”… 누가 웃을까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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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80.31포인트 폭락한 27일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시황판을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844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 역시 사상 최대인 7138억 원어치를 순매입했다. 김재명 기자
코스피지수가 80.31포인트 폭락한 27일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시황판을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844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 역시 사상 최대인 7138억 원어치를 순매입했다. 김재명 기자
코스피지수가 80.31포인트 폭락한 27일. 개인투자자인 회사원 김모(30·여) 씨는 주식을 600만 원어치 더 샀다.

김 씨는 “조정을 거치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추가 매입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이 사상 최대의 매도에 나선 걸 보니 주가가 더 하락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코스피지수 2,000 돌파를 전후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보유 주식을 팔아 치운 반면 개인투자자(개미)들은 ‘꿋꿋이’ 외국인 매물을 사들이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대세 상승기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하지만 외국인이 이익을 보고 ‘개미’는 손해를 보는 전례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 주가 급락 때 외국인 매도, 개인 매수

‘검은 금요일’인 27일 외국인은 사상 최대인 8447억 원어치를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입 금액을 뺀 것)했지만 개인은 역시 사상 최대인 7138억 원어치를 순매입했다. 코스피지수가 40.68포인트 내려간 이달 26일에도 개인은 3989억 원어치를 순매입했지만 외국인은 순매도 기준으로 5176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처럼 주가 급락에 투매로 반응하지 않고 저가 매입 기회로 활용하는 식으로 투자 성향이 변한 것. 외환위기나 미국 9·11테러 이후 급락했던 주가가 결국 상승장으로 돌아선 데 따른 학습 효과로 해석된다.

이번 조정장에도 개인의 이런 투자 패턴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최근 10거래일 연속 4조2161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은 분명히 악재(惡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심상찮은 조정 징후, 손해는 안 볼까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부터 선진국 주식시장이 횡보한 반면 한국은 주가가 많이 올라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27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전날보다 208.10포인트(1.54%) 하락하는 등 이틀 연속 급락한 것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조정이 어느 정도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주가가 급하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틀 동안의 급락을 본격적인 조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개인은 급한 마음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기보다 주가가 좀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 김주형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상승 기조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과 글로벌 증시의 불안으로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강성모 상무는 “조정을 거치면 증시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개인은 장기 보유로 수익을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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