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너상]친환경-고효율,기업경영의 키워드로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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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꿈의 친환경 항공기.’

미국 보잉사가 이달 8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에서 공개한 차세대 항공기 ‘B787 드림라이너’.

길이 57m,높이 17m의 이 항공기는 전 세계 공산품 중 가장 덩치가 큰 친환경 고(高)효율 제품이다.

가벼운 탄소복합 소재와 고효율 엔진을 사용해 같은 크기의 다른 기종에 비해 연료를 20% 정도 덜 먹는다.

친환경 첨단 엔진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소음 공해를 크게 줄였다.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대한항공 등 각국 항공사로부터 677대의 주문이 밀려든 이유다.

환경과 에너지를 생각하는 경영이 글로벌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B787 드림라이너’처럼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친환경’과 ‘에너지 절약’이라는 가치를 더해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친환경 및 에너지 고효율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 수익, 사회로 환원하는 지속성장모델로 각광

환경과 에너지를 생각하는 경영은 기업의 수익을 사회에 돌려 주는 사회공헌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업은 친환경, 고효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내고,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에 대한 해법을 사회에 제시한다는 것이다.

환경 경영의 선두 주자는 GE. 이 회사는 ‘Green is green’(환경은 돈이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친환경 제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뒷면이 녹색인 미국 달러는 ‘그린백(Greenback)’이라는 속어로도 불린다.

‘에너지 위너상’ 특집기사목록

▶ 친환경-고효율,기업경영의 키워드로

▶ LG전자 ‘디오스’ 등 에너지 위너상 대상 영예

▶ 온수 낮춰 세탁기 전기 소비량 절반으로

▶ 절전설계로 플러그서 새는 전력 잡았다

▶ 연비 높여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

▶ “전교생이 에너지절약 일기 쓰죠”

▶ 가스비율 - 압력 조절 소모전력 뚝

▶ 기술로 거둔 작은 혁명

▶ 한대당 CO2 배출량 年 467㎏ 줄여

GE는 2005년 5월 연료소비효율을 높인 엔진, 태양전지, 에너지 절감 형광등 등 17개 제품을 개발해 ‘에코매지네이션(환경을 뜻하는 Eco와 상상력을 뜻하는 Imagination의 합성어) 인증제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에코매지네이션 상품은 현재 30개로 늘었다. 매출도 2005년 100억 달러에서 지난해 120억 달러로 증가했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달 미국 내 점포 500곳의 냉장고 조명을 GE의 친환경 제품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장치로 바꾸기로 했다.

기존 냉장고 조명보다 에너지 소비를 66% 줄일 수 있는 데다 연간 3500만 파운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세계 6700여 개 점포의 냉장고 조명을 LED 조명장치로 바꿀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지난해 환경 관련 기술에 70억 달러의 연구개발(R&D)비를 썼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과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는 지난달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선정한 최근 25년간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자동차 3위에 올랐다.

○ 국내 환경경영시스템 인증건수 2년 만에 2배로

회사 차원에서 환경 경영을 선포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환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코카콜라는 2001년부터 ‘에코프레시먼트(eKOfreshmen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물과 에너지 사용을 줄여 2010년까지 40%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낼 계획이다. 또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함께 친환경 냉장기술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그린매니지먼트 2010’을 발표하고 지구온난화 방지, 천연 자원 보전, 화학물질 관리, 자연환경 보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녹색경영위원회를 운영하며 녹색경영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공장 설비, 생산 프로세스, 상품 등에 ‘환경’을 고려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 세계 자동차산업 환경부문 톱5를 목표로 2003년 ‘글로벌 환경경영’을 선포했다. 2010년까지 환경경영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환경친화적인 제품 개발 및 마케팅 판매 서비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03년부터 기후변화협약 대응, 대기오염 감소, 에너지 절감, 친환경 제품 개발 등의 환경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만이 아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건수는 2004년 2447건에서 지난해 5893건으로 늘었다. 전체 인증 건수의 95%가 중소기업이다.

○ 에너지 절약-중고품 재활용 서비스도 활기

최근 환경경영은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친환경 상품 개발은 물론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재활용 등 에너지 절감 서비스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자원 낭비를 근본적으로 막는 에너지 절감 서비스가 생산 단가를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신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가구업체 리바트는 가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廢)목재의 30%를 재활용해 가구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재활용이 어려운 폐목재는 공장 시설을 돌리고 난방을 하는 용도로 쓴다. 이 회사는 1997년부터 기름 대신 나무와 전기로 공장을 운영해 연간 10억5000만 원의 운영비를 절감했다.

중고 제품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업도 활발하다. 삼성전자 LG전자 HP 델 노키아 등은 수명이 다한 중고 가전제품을 수거해 부품 등을 재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절감 서비스가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991년 국내에 도입된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서비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아파트 단지 등의 에너지 절약시설에 투자하고 이 투자 시설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주민 등 소비자들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에너지 절감 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SCO 사업은 이 에너지 절감 시설에서 나온 수익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게 된다.

산자부에 따르면 ESCO 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시설에 투자하고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해 수익을 내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등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친환경 서비스 사업이다. LG상사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CDM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글=박용 기자 parky@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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