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비위 “파업 불참”

  • 입력 2007년 6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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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의 파업을 사흘 앞둔 22일 현대자동차 정비위원회(옛 정비본부)가 노조 간부 중심으로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지부 산하 6개 위원회 가운데 한 곳에서 집행부에 집단 반기를 든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노노(勞勞)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 불참”=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정비위원회는 22일 오후 “고객을 직접 접해야 하는 정비 업무 담당 조합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번 금속노조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에는 간부들만 참여한다”고 전국 23개 지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정비본부 소속 조합원 2700여 명 가운데 확대간부(감사위원, 대의원)와 각 지부 상집간부 등 100여 명만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위원회는 “14일 대의원 간담회를 통해 현장 조합원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전반적인 의견은 이번 파업 진행 과정에서 혼돈이 있었다”며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정비위원회는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업무 특성과 지회별 파업 조직화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조합원 전체가 파업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차 지부는 이에 대해 “산하 위원회가 노조 집행부가 정한 파업 방침을 바꿀 권한이 없다”며 “사실 확인을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파업 반대 서명도=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 사업부 소속 한 조합원이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제작한 뒤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조합원은 호소문에서 “우리 회사가 올 연초에 파업으로 인해 국민의 많은 질타를 받은 바 있고 고객의 현대차 불매운동까지 있었는데 또다시 정치파업을 한다니 걱정하는 조합원과 국민이 많다”며 “이번 파업이 재고되도록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과 이상욱 현대차 지부장에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20일부터 이 사업부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서명에는 3일 만인 22일 주임과 기사 반장 일반 조합원(사원) 등 437명이 서명했다. 이 호소문은 서명지를 첨부해 정 위원장과 이 지부장에게 이날 전달됐다.

‘아침햇살’이라는 조합원이 현대차 지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총파업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동조 글이 4건 올랐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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