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위원회 경영’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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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 본사.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주재로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마케팅, 영업 담당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가 가진 특성과 영업 노하우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SK그룹 내 ‘마케팅위원회’의 회의 장면이다.

SK그룹은 각 계열사의 의견을 위원회 활동을 통해 조율하는 ‘위원회 경영’을 활발히 하고 있다.

○마케팅 등 4개 전문위 설치

마케팅위원회를 비롯해 글로벌위원회, 연구개발(R&D)위원회(이상 위원장 신헌철 SK㈜ 사장), 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4개의 전문 위원회가 있다. 지난해 3월 그룹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따로 또 같이’ 경영안을 확정한 이후 달라진 SK그룹의 모습이다.

SK그룹의 각 위원회에는 계열사 해당 임원 9∼12명이 위원으로 소속돼 있다. 이들은 2∼3개월에 한 차례씩 회의를 하고 현안과 정보를 공유한다.

각 분야 최고책임자들로 구성된 만큼 위원회의 추진력은 높다.

지난해 7월 마케팅위원회는 화장품(SK케미칼)과 의류, 수입차(SK네트웍스), 정유(SK㈜) 메신저 서비스(SK텔레콤) 등 각 계열사 제품을 한자리에서 홍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리고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곧바로 다음 달 울산대공원에 ‘SK 패밀리 스테이션’이라는 전시 장소를 설치해 공동 마케팅에 들어갔다.

○일부선 “독자 경영 저해” 지적도

SK그룹 기업문화실 권오용 전무는 “SK그룹 각 계열사가 독자적으로 성장하는 범위 내에서 위원회를 통해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위원회 경영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런 형식의 경영 방식이 계열사 간 ‘선의의 경쟁’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원회의 조율’이 자칫 계열사의 독자 경영 행보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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