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장하성펀드 반격작전…대한화섬 지분 71%로 끌어올려

  • 입력 2006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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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의 대한화섬 지분 획득은 오버룩의 실패를 되풀이할까.

태광산업 주식 2.9%를 갖고 있던 홍콩의 기관투자가 오버룩인베스트먼트는 2001년 태광산업 측에 주당 3만 원의 현금배당, 100% 주식배당 등을 요구했다. 배당은 순이익의 약 1%밖에 안 하면서 계열사 사옥을 시가보다 비싸게 사 주는 등 부당내부거래를 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오버룩 측은 소액주주까지 규합해 회사 측을 압박했으나 태광산업은 “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73%인 만큼 상장 폐지도 검토할 수 있다”며 강하게 맞섰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소액주주 지분이 10% 미만일 경우 사측은 상장 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벌인 두 차례 표 대결은 회사 측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약 5년 뒤인 2006년 8월 23일 KCGF가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 주식 5%를 취득해 이 회사의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태광산업 측은 “주주의 요구사항은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된다”며 “대한화섬의 지분을 70% 이상 가진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며 느긋한 태도다.

또 24일 계열사인 태광시스템즈를 통해 대한화섬 주식 1만7811주(1.34%)를 사들이며 특수 관계인 지분을 71%로 끌어올리자 ‘상장 폐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태광산업 측이 이미 장하성 펀드에 대응할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상장 폐지를 위해 지분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 측은 “상장 폐지 목적은 절대 아니다”며 “주가가 오르고 있어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추가로 지분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태광산업과 소액주주 간 분쟁 일지▼

2001년 1월 홍콩 오버룩인베스트먼트, 태광산업에 계열사 거래 장부 및 서류 열람 요구

2월 오버룩, 배당 확대 요구하는 주주제안서 제출

3월 태광산업 주주총회에서 주주 배당 확대 관련 표 대결, 회사 측 승리

5월 오버룩, 신임 감사 선임 요구 주주제안서 제출

6월 태광산업 ‘상장폐지 포함해 다양한 방안 검토’공시

7월 태광산업 임시주총에서 외부감사 선임안 부결

2006년 8월 23일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태광 계열 대한화섬 주식 5.15% 매입

24일 태광시스템즈, 대한화섬 주식 1만7811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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