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KT “디지털 콘텐츠를 선점하라”…치열한 경쟁

  • 입력 2005년 10월 12일 03시 08분


‘새롭게 뚫릴 정보 고속도로의 통행량을 늘려야 한다.’

SK텔레콤과 KT그룹의 디지털 콘텐츠 확보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정보 전송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도입되면서 콘텐츠 확보가 ‘0순위’ 과제로 떠오른 것.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정보 고속도로가 생겼으니 이 도로를 달릴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근본적으로는 유무선 통신사 모두 가입자 증가가 정체된 상황에서 개별 가입자의 지출액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 SK텔레콤, 포털과 음악에서 강세

현재 대다수의 누리꾼(네티즌)은 유선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을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꼭 필요한 콘텐츠가 포털 사이트다.

SK텔레콤은 1인 미니 홈페이지의 대명사인 싸이월드의 인기를 바탕으로 네이트(www.nate.com)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가입자가 1500만 명으로 NHN,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반면 KT의 자회사인 KTH가 운영하는 파란(www.paran.com)은 업계 6, 7위권에 머물고 있어 네이트와의 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SK텔레콤이 국내 1위사인 서울음반을 인수하면서 자체 운영하는 ‘멜론’(www.melon.com)은 유료회원 51만 명, 음원(音源) 85만 곡을 확보하고 있다.

약 7개월 늦게 ‘도시락’(www.dosirak.com) 서비스를 시작한 KTF는 유료 회원 30만 명, 음원 48만 곡을 갖고 있다.

○ 팽팽하게 맞선 영화, KTF는 게임에서 앞서

KT는 최근 싸이더스FNH를 전격 인수했다.

싸이더스의 자회사인 싸이더스FNH는 ‘살인의 추억’, ‘범죄의 재구성’ 등의 히트작을 낸 대표적인 전문 영화제작사여서 KT의 영화 콘텐츠가 한층 풍부해졌다.

SK텔레콤은 국내 최대의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인 IHQ의 증자(增資)에 참여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IHQ는 전지현 정우성 송혜교 등 스타급 연기자 70여 명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의 흥행이 상당 부분 출연배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게임은 두 회사가 모두 부진하다. 지금까지 KTF는 게임용 휴대전화를 4만1000대, SK텔레콤은 1만7000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 콘텐츠 기업의 몸값이 뛴다

SK텔레콤과 KT그룹이 경쟁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콘텐츠 관련 기업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SK텔레콤의 IHQ와 서울음반 주당 인수가격은 각각 1805원, 2894원이었는데 11일 기준 주가는 각각 7800원, 6870원으로 올랐다.

반면 KT는 싸이더스FNH의 기업 가치를 약 560억 원(주당 1만2190원)으로 평가해 인수했다. 이는 IHQ(시가총액 2880억 원)와 서울음반(〃 1090억 원)에 비해 낮게 평가된 것이어서 증권가에서는 콘텐츠 기업 주가의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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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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