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고’ 넘은 해운社, 공격경영 노 젓는다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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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았다가 올 상반기에 주춤했던 해운업계가 가을을 맞아 더 높이 날기 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고유가의 충격과 중국 수요 감소로 올해 초 실적이 감소했던 해운 회사들은 저마다 해외 진출을 늘리고 중장기 경영 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 선박펀드 배 명명식

올 11월에 선박 ‘명명식’이 예정돼 있는 현대상선은 요즘 분주하다.

30만 t급의 ‘초대형 유조선’인 이 배는 지난해 3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된 금융상품인 ‘선박펀드’로 마련된 첫 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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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펀드는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자금 등으로 선박을 만들어 해운업체에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펀드다.

새 배에 이름을 붙이고 출항을 알리는 행사지만 현대상선은 지난 5년간 명명식을 하지 못했다.

대북(對北) 송금 사건의 후유증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그동안 회사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기 때문.

현대상선 관계자는 “명명식은 회사 내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번에 뭔가 제대로 준비해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최근 2년 동안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회사 측으로서는 고무적이다.

○한진해운 SK해운 등도 공격 경영

박정원(朴政遠) 한진해운 사장은 요즘 임직원 회의 때마다 “국내 1위라고 자만하지 말라. 우리의 경쟁 상대는 ‘머스크시랜드’”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머스크시랜드는 최근 P&O네들로이드를 인수한 세계 1위의 해운업체다.

한진해운은 최근 중국에서 종합 물류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미 상하이(上海)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톈진(天津)과 다롄(大連) 등 주요 도시에도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업계 처음으로 ‘경영혁신(PI)’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10월 중 이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고유가 등으로 앞으로 어려워질 부분에 대비해 새롭게 정신무장 중”이라고 말했다.

SK해운은 당초 내년까지로 잡혀 있던 ‘중기경영계획’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판단해 계획을 올해로 마무리하고 ‘성장’을 기반으로 한 2차 중기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한해운도 새로 ‘중장기 경영계획’을 준비하고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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