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1142.99 사상 최고]펀드의 힘…일등공신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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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에 넘쳐나는 ‘돈’이다.

치고 빠지는 단기 자금이 아니라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 등 간접 투자자금이 증시 활황세를 이끌고 있는 것.

이는 1989년, 1994년, 2000년 등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던 과거와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과거에는 ‘돈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 실적이 개선되거나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올랐기 때문.

그런 점에서 이번 상승장은 과거와 달리 길게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경기는 저점을 지난 회복기의 초반이다.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기업 실적이 속속 개선되기 시작하면 풍부한 유동성과 맞물려 상승세가 오래갈 수 있다는 것.

특히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간접투자 계좌 수가 직접투자 계좌 수를 넘어섰다.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간접투자 계좌 수는 448만2000개로 직접투자 계좌 수(663만9000개)의 67.5%에 불과했다. 하지만 7월 현재 간접투자 계좌 수는 709만700개로 직접투자 계좌 수(684만2000개)보다 많아졌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이 내놓은 ‘8월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는 8월에만 1조3000억 원 이상 늘었다. 과거 ‘바이코리아’ 열풍 때 매달 10조 원가량 늘던 것에 비하면 적지만 요즘 펀드로 유입되는 돈은 장기 투자자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禹在龍) 사장은 “국내 유동성의 원천은 적립식 펀드로 대변되는 간접투자 문화의 확산”이라며 “과거 대세 상승장에서도 기관의 힘이 컸지만 당시는 뭉칫돈이 들어와 장이 나쁘면 금세 빠져나간 반면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재투자할 수 있도록 소규모로 안정적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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